17세 소년에 아시아 무릎 꿇다… 박태환 1500m도 우승

  • 입력 2006년 12월 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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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이 ‘수영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자유형 남자 1500m 결선에서 역영하고 있다. 박태환은 자유형 1500m에서도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해 1982년 뉴델리대회에서 최윤희가 3관왕에 오른 지 24년 만에 한국 선수의 수영 3관왕을 달성했다. 도하=연합뉴스
박태환이 ‘수영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자유형 남자 1500m 결선에서 역영하고 있다. 박태환은 자유형 1500m에서도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해 1982년 뉴델리대회에서 최윤희가 3관왕에 오른 지 24년 만에 한국 선수의 수영 3관왕을 달성했다. 도하=연합뉴스
‘다음엔 올림픽 금메달이다.’

박태환은 스피드가 중요한 단거리 종목인 200m부터 스피드와 지구력이 골고루 필요한 중거리 400m, 또 육상의 마라톤 격인 1500m를 휩쓰는 ‘멀티 플레이어’의 위용을 과시했다.

한국 수영선수가 아시아경기에서 3관왕에 오르기는 1982년 뉴델리 대회에서 배영 여자 100m, 200m와 개인혼영 200m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인어공주’ 최윤희 이후 24년 만이다.

남자선수로는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이 1970년 방콕대회와 1974년 테헤란대회에서 자유형 400m와 1500m를 연속 석권했다. 조오련도 아시아경기 연속 2관왕에 오르며 금메달 4개를 차지했지만 3관왕에는 오르지 못했다.

박태환의 급성장은 대한수영연맹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해 2004년 10월 파격적으로 시행한 국가대표 세대교체 덕분이었다.

당시 서울 대청중 3학년이던 박태환은 중등부 자유형에서 부동의 1위였지만 고등부의 한국인(서울체고) 등의 기록엔 한참 뒤떨어졌었다.

하지만 어린 나이와 가능성만을 보고 전격 국가대표로 발탁된 박태환은 매년 겨울 시리즈로 열리는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 월드컵대회에 참가해 국제경기 감각을 익히며 쑥쑥 자라났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건 박태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확률이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박태환 10개월 지옥훈련 코스는

金빛 프로젝트 “이젠 베이징으로”

박태환은 최근 10개월간 스피드 올리기에 주력해 왔다. 마라톤처럼 수영 중장거리에도 스피드가 기록 단축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수영 대표팀을 지원하고 있는 체육과학연구원 송홍선 박사는 “100m 기록이 좋은 선수가 400m나 1500m에서도 기록을 단축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으로 육상이나 수영에서 중장거리 선수가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훈련을 하는 것은 필수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점에서 박태환은 7일 자유형 남자 100m에서 아깝게 은메달에 그쳤지만 50초 02를 기록해 6월 자신이 세웠던 50초 38의 한국 기록을 0.36초 앞당긴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박태환의 올 시즌 400m 기록은 3분 45초 72로 세계 2위지만 세계기록(3분 40초·이언 소프)에는 뒤진다. 그만큼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위해서 가야 할 길은 멀다.

대한수영연맹과 송 박사는 올 2월부터 ‘2008 베이징 올림픽 박태환 금메달 만들기’ 프로젝트의 한 과정으로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과 스피드 올리기 훈련을 실시했다.

박태환은 2주기(2∼6월, 7∼12월)로 나눠 실시된 훈련에서 4회씩 웨이트트레이닝을 해 팔다리 및 복근의 근력을 30∼40% 끌어올렸다. 스3(바벨 메고 앉았다 일어서기)을 50kg에서 80kg까지 올렸고 벤치프레스(누워서 팔로 바벨 들어올리기)도 55kg에서 70kg까지 높였다. 스타트와 턴은 물론 팔다리 스트로크까지 힘이 넘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 속에서는 개인 최고기록의 90% 스피드로 50m를 8번 오가는 훈련을 3세트 실시하고 100% 스피드로 50m를 4번 오가는 등 스피드 향상 테스트를 매월 한 번씩 실시했다. 이 때 나온 심박수, 젖산(피로 유발물질) 농도 변화 등의 기록은 스피드를 끌어올리기 위한 분석 자료로 활용됐다.

박태환이 당초 이번 대회에서 자유형 200m와 400m, 1500m에만 전념해 3관왕에 도전할 생각이었지만 자유형 100m에서 은메달, 계영 400m, 계영 800m에도 출전해 동메달을 따낸 이유가 대회 자체를 훈련의 한 과정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게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메달 중간 순위 (7일 밤 12시 현재)
순위국가
중 국874420
일 본232835
한 국172543
카자흐스탄10920
북 한579
인 도488
태 국3710
대 만319
홍 콩254
말레이시아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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