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노 2006]이강석 스피드스케이팅 500m 동메달

  • 입력 2006년 2월 1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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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냈다”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2차 레이스를 마친 이강석이 전광판으로 자신의 기록을 확인한 뒤 만족한 듯 오른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 토리노=신원건 기자
“해냈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2차 레이스를 마친 이강석이 전광판으로 자신의 기록을 확인한 뒤 만족한 듯 오른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 토리노=신원건 기자
○ 1년만에 정상급 선수로

14일 새벽(한국 시간)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이강석(21·한국체대)은 불과 1년여 만에 무명에서 정상급 선수로 발돋음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강석의 동메달이야 말로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남자 1000m에서 김윤만이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무려 14년 만에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나온 값진 메달.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능성 있는 선수에 불과하던 이강석을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조련한 것은 쇼트트랙대표팀 감독을 지낸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였다.

7세 때 스케이트를 시작한 이강석은 2001년 의정부고교에 진학한 뒤 그해 1월 회장배 남고 1000m 대회신기록과 2002년 전국체전 500m, 1000m에서 대회신기록을 작성하며 두각을 나타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유망주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강석은 2003년 한국체대에 입학해 전 교수의 지도를 받으면서 기량이 나날이 발전했다. 전 교수의 지도 방법 중 하나는 쇼트트랙 훈련. 거의 몸을 옆으로 눕히다시피 하는 쇼트트랙의 코너링 동작이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큰 도움이 된 것. 넘어지기 일쑤였던 이강석은 이 훈련을 받으며 오뚝이 같은 코너링 실력을 갖게 됐다.

○ 日지도자 만나 한단계 도약

이강석은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인 일본의 지도자와 선수들을 접하면서 또 한번 도약했다.

2004년 초 캐나다 캘거리에서의 오픈대회 때 일본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는데 이때 일본 팀의 코치는 알베르빌 올림픽 500m 은메달리스트인 구로이와 도시유키 씨. 이때의 경험을 계기로 이강석의 눈은 세계를 향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 바탕화면에 세계신기록(34초 30) 보유자인 일본 가토 조지의 사진을 올리고 틈날 때마다 그의 동영상을 보며 동작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강석은 지난해 인스브루크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500m 동메달을 따내며 질주를 시작했고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한국신기록(34초 55)을 작성했다.

▼“0.02초 차 은메달 놓쳐 아쉬워”▼

―동메달을 딴 소감은….

“큰 대회 경험이 적어 경기에 앞서 많이 긴장했다. 잠을 설쳐서 우선 푹 자고 싶다.

―어려웠던 점은….

“1차 시기를 끝낸 지 1시간도 채 못 쉬고 2차 시기에 나서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지만 악으로 버텼다. 1차 시기 코너에서 인코스로 접어드는 순간 상대 선수와 부딪칠 뻔해 속도를 줄이는 바람에 기록이 좋지 않았다.”

―0.02초 차로 은메달을 놓쳤는데….

“아쉽지만 이미 끝난 일이다. 동메달을 딴 것만으로도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동메달을 확인했을 때의 기분은….

“부모님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어머니 아버지께 빨리 전화를 드리고 싶다. 그동안 많이 도와주신 분들도 떠올랐다.”

토리노=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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