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월드컵경기장 주변 환경오염 위험수위

  • 입력 2001년 9월 14일 19시 44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일대의 대기 등 환경오염이 위험수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서울시가 국회 건설교통위 도종이(都鍾伊·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월드컵경기장 주변 환경오염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월드컵 경기장 주변 8곳을 조사한 결과 그중 4곳에서 권고치(영국의 권고치 0.005ppm적용)를 초과한 벤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난지도 제2매립지 가스공에서 나온 벤젠의 검출량은 권고치의 24배가 넘었다.

벤젠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자동차 배출가스에서 나오는 질소화합물과 결합해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오존농도를 급증시키는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 안정화 공사가 한창인 난지도 매립지 내 31개 집수정과 4개 관정에 대해 올 3월 실시한 침출수 조사결과 녹조현상의 원인이 되는 무기성 질소가 허용기준치(300㎎/ℓ)를 초과해 검출된 곳이 18곳이나 돼 전체의 50%를 넘었다.

특히 암모니아성 질소(NH3-N)는 일부 지점에서 기준치(100㎎/ℓ)의 20배가 넘는 수치가 나오는 등 전체 조사지점 35곳 중 28곳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암모니아성 질소는 땅밑에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대장균의 경우 2매립지 상단 관정에서 기준치(3000마리/㎖)의 최고 86배가 넘는 2만6000마리가 검출되는 등 모두 9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했다.

월드컵경기장 주변 한강 및 지류천 11곳에 대한 하천수질 조사결과 향동천은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의 기준치(10ppm)를 웃도는 12ppm을 기록했다.

한편 월드컵 경기장 주변의 대기질을 지난해 5월 말부터 올 6월 말까지 총 7차례 측정한 결과 미세먼지(PM10)가 서울시 환경기준(60㎍/㎥)을 5회나 초과했다.

서울시측은 “난지도 매립지 내 일부 집수정에서 나온 침출수에서 화학적산소요구량과 질소, 암모니아 성분이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것은 사실이지만 차츰 줄어들고 있다”며 “월드컵 경기장 주변의 미세먼지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은 월드컵 경기장 건설공사로 많은 먼지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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