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부산만 뛰나 -上]경기장 건설 지지부진

  • 입력 2001년 4월 24일 18시 29분


현재 90%정도의 공정을 보이고 있는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의 주경기장
현재 90%정도의 공정을 보이고 있는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의 주경기장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가 불과 50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시점에서 열악한 부산시의 재정에다 정부의 무관심 때문에 대회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조차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회를 반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극단적인 소리도 있다.

현재 가장 염려스러운 부분은 경기장 건설 지연. 주경기장을 제외한 11개 신설 경기장의 평균 공정은 고작 40.4%에 머물고 있다. 부산시의 재정상태는 지난해말 기준 2조4000억원의 채무를 안고 있어 경기장 건설 재원을 확보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글 싣는 순서▼
(상) 경기장 건설 지지부진
(중) 조직위원회 인력 난맥상
(하)크게 부족한 대회 경비

다만 월드컵 경기장으로도 사용될 주경기장은 23일 현재 90.9%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올 7월경 완공될 예정이다.

부산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의 건설 지연은 이 대회보다 3개월 앞서 열리는 월드컵 경기장 건설상황과 비교해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정부가 1800억원을 지원한 월드컵축구 경기장은 전국 평균 공정이 80%에 이르고 있다. 이는 부산아시아경기대회가 정부로부터도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점이기도 하다.

이런 상태라면 대회 개최 6개월 전에 실제 경기가 열릴 장소에서 경기마다 프레(前)대회를 갖겠다는 조직위의 계획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신설경기장 중 가장 늦은 2002년 7월 완공 예정인 승마경기장은 현재 부지보상 중이어서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 조직위측은 6월경에는 착공한다는 계획이지만 건설 예정지인 강서구 범방동 일대 60가구 주민 200여명에 대한 이주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6월 착공여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볼링경기장은 다음달 착공 예정. 배구와 카누 조정경기장은 현재 23.2%와 14.8%의 공정을 보여 내년 7월 완공이 불투명해 프레대회를 갖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신설경기장에 들어가는 총건설비는 6513억원. 이 중 23일 현재까지 투입 또는 확보된 예산은 국비 1523억원 등 총 6467억원으로 45억원은 아직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기존 경기장 개보수비 확보상태는 더 답답하다. 부산시는 예산부족으로 마산 창원 울산 의 26개 기존 경기장과 45개 연습경기장 등 총 71개 경기장의 개보수비로 겨우 408억원만을 배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사직실내수영장 1곳의 개보수비가 13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남은 돈 273억원으로는 나머지 70개 경기장에 한 곳당 평균 3억7000만원 정도밖에 배정되지 못해 이 돈으로 과연 기존 경기장을 제대로 개보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에 따라 부산시와 조직위는 25일 각 기관 단체장과 지역 국회의원, 각계 대표 등을 초청해 부산시청에서 ‘아시아경기대회 준비상황 종합보고회’를 갖고 주요 경기장 공기를 1∼3개월 단축하며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김해공항 국제항공노선 확충, 경기장 전력 확보와 정보통신 기반시설 구축 등 경기지원 부대시설 설치에도 막대한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이들 부문에 대해서도 정부에 지원을 요청키로 했다.

부산시의 마선기(馬善基) 아시아경기대회 준비단장은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나 여러가지 여건상 어려움이 많다”고 실토했다.

<부산〓조용휘·석동빈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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