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기 배울점]빠른 패스로 「벌떼수비」따돌려라

  • 입력 1998년 6월 11일 19시 22분


‘개막전 브라질 대 스코틀랜드전을 보면 한국 대 멕시코전이 보인다.’

11일 벌어진 프랑스월드컵 개막전은 흡사 한국 대 멕시코전을 미리 보는 듯한 게임이었다. 시종 거칠게 몰아붙이다가 오른쪽 센터링에 이은 슛을 시도하는 단순한 전술의 스코틀랜드와 볼을 슬슬 돌리다가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슛을 시도하는 브라질의 패턴은 한국이 멕시코에 대응할 방향을 예시해줬다.

한국은 힘으로 거칠게 밀어붙이며 몸싸움이 심한 스코틀랜드와 비슷하다면 멕시코는 4―4―2를 기본전술로 하는 브라질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개막전을 통해 한국이 배울 점을 살펴보자.

△브라질은 상대 공격진이 조금만 공을 잡고 꾸물거리면 2, 3명이 순식간에 에워싸 공을 뺏곤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칼날같은 역습을 폈다. 스코틀랜드는 전반 20여분까지 센터링 한번 제대로 올리지 못했다.

멕시코도 한국전에서 이렇게 나올 공산이 크다. 서정원 하석주 노정윤 등 한국의 빠른 미드필드진이 패스할 곳을 찾아 꾸물거리면 2, 3명이 에워싸 공을 뺏은 후 발빠른 투톱 에르난데스나 블랑코에게 공을 한번에 연결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반박자 빠른 패스가 필요하다. 혹은 공을 뺏으러 2, 3명이 몰릴 때 가운데가 비는 허점을 노려 볼만하다.

△세트플레이 때나 상대 후방에서 골문쪽으로 길게 공이 넘어올 때 골키퍼 2∼3m 주위에 10여명의 선수들이 밀집돼 자책골 가능성이 커졌다. 개막 첫날 터진 7골중 2골이 자책골이었다. 그만큼 위치 선정을 둘러싼 몸싸움이 심해졌으며 골키퍼의 활동반경이 제약됐다는 얘기다. 수비수들은 항상 밖을 향해 공을 걷어내야 하는데 2골의 자책골 모두 수비수의 몸이 자기 골문을 향하고 있었다.

△후방에서의 태클이나 상대를 손으로 잡거나 진로 방해에 대한 심판의 제재가 엄격해 졌다. 개막전 전반에만 경고가 3개가 나왔다. 한국팀의 발을 높이들고 들어가는 어설픈 태클은 당장 퇴장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페널티에리어 안에서의 섣부른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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