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한국축구 中]『선수-감독 「두마음」』

  • 입력 1996년 12월 19일 08시 45분


「두바이〓李賢斗기자」 2002년 월드컵개최권을 따내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한국. 그러나 월드컵 4회출전등 관록을 앞세운 한국도 과연 객관적인 축구실력에서 최소한 월드컵을 개최할 만한가에 의문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준 것이 이번 아시안컵에서의 결과였다. 「전반 절대우세, 후반 급추락」의 경기결과를 반드시 선수들의 체력열세로만 돌려야 할 것인가. 참패를 하고도 「남의 탓」인 양 얘기하는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책임전가는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 평균연령 26.8세의 선수노령화와 축구협회의 주먹구구식 운영 등 대표팀 관리가 허술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의 참패는 무엇보다 팀내분이 가장 큰 문제였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이 돼 기대이상으로 실력발휘를 해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이 한국축구였다. 86멕시코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전 등에서 보여준 투지, 94미국월드컵에서 스페인전과 독일전에서 보여줬던 무서운 막판 기세. 그것이 바로 한국축구의 자랑스런 강점이었다. 그러나 지금도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이번 아시안컵대표팀을 지켜본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이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가장 큰 이유로 대표팀내 뿌리깊은 불화를 들고 있다. 선수와 감독이 낳은 「불신의 골」이 너무나 깊다는 지적이다. 쿠웨이트와의 2차전에서 한국팀은 「워킹 사커」를 했다는 촌평이 나왔고 이란과의 준준결승 역시 한국선수들은 경기를 포기한 듯 속수무책이었다. 이같은 선수들의 행동은 바로 우승하면 모든 공은 감독의 몫이 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었고 이것이 일부 선수들의 「태업」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물론 박감독도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 카리스마적인 스타일로 국내정상급선수들을 다루는 데는 한계를 보였고 선수기용과 관련, 자존심 강한 스타선수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은 지도자로서 선수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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