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 누구 지시로 뒤 밟았나”… 삼성 “직원 개인적 업무”

동아일보 입력 2012-02-24 03:00수정 2012-02-2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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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 이재현 회장 미행’ 삼성물산직원 고소 파장
李회장집 배회… 접촉사고… CJ “이것이 미행 증거” CJ그룹은 삼성물산 직원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미행했다며 23일 관련 사진들을 공개했다. 20일 오전 삼성물산 직원 김모 씨가 빌린 오피러스 승용차가 이재현 CJ그룹 회장 집 주변을 배회하는 모습(왼쪽)과 CJ 직원들이 21일 오후 김 씨의 그랜저 차량과 접촉사고를 내 경찰이 출동한 모습. CJ그룹 제공
CJ그룹이 “삼성물산 직원들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미행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이들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앞서 이달 12일 이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은 동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차명재산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제기 직후 CJ 측은 원만한 해결을 위해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CJ 측은 23일 오후 이 회장의 비서실장인 김홍기 부사장 이름으로 ‘미행에 가담한 이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서울 중부경찰서에 냈다. 김 부사장은 고소장에서 “이 회장을 수행하며 사내외 업무를 보좌하는 과정에서 미행을 당해 업무에 방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고소장을 제출하러 경찰서를 방문한 CJ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영상 등 미행 사실을 입증할 증거자료를 갖고 있으며 이를 경찰에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CJ에 따르면 삼성물산 직원 김모 씨는 15일부터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이 회장의 집 주변을 맴돌면서 이 회장의 차량을 따라다녔다. 미행 사실을 눈치 챈 이 회장의 운전사가 그룹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CJ 측은 집 주변 CCTV를 통해 김 씨의 차량을 확인해 김 씨의 뒤를 밟기 시작했다.


CJ는 2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렌터카업체에서 김 씨가 운전 차량을 오피러스에서 그랜저로 바꾸는 장면을 포착해 미행을 입증할 증거로 촬영했다. 이어 미행자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같은 날 오후 7시 반 이 회장의 집 부근에서 이 회장의 차를 따라 좁은 골목으로 접어든 김 씨의 차 앞을 CJ 직원 A 씨가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차에 치여 무릎을 다치자 경찰에 신고했다. CJ는 사건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김 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토대로 김 씨가 삼성물산 감사팀 소속임을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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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가 이 회장을 미행한 데 대해 CJ는 최근 이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전 회장이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기 때문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맹희 전 회장이 2008년 삼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특별검사팀이 찾아낸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재산에 대한 상속권을 주장하자 위기감을 느낀 삼성이 이재현 회장이 부친의 소송을 돕고 있는지 확인하려 뒤를 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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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는 고소장 제출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며 “삼성은 왜 이런 일이, 누구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졌는지 책임 있고 성의 있는 해명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김 씨의 차량이 이 회장의 집 주변을 배회하는 모습과 렌터카를 바꿔 타는 장면이 담긴 사진 및 동영상도 공개했다.

그러나 CJ는 정작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에는 ‘삼성물산’이나 ‘삼성그룹’이란 표현을 쓰지 않았다. 피고소인 이름에도 김 씨의 이름 대신 ‘성명 불상자 다수(여러 명의 이름을 알 수 없는 사람)’라고만 적었다. 이에 대해 CJ 관계자는 “경찰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밝혀질 때까지는 미행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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