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고교생 모친, 김정은·윤석열에 편지…“얼굴 한번만”

  • 뉴시스
  • 입력 2024년 5월 24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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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납북 홍건표씨 모친 김순례씨
"40여년 그리워한 아들 보는 게 소원"

ⓒ뉴시스
1978년 고교생 신분으로 북한에 의해 납치된 홍건표씨의 모친 김순례(91)씨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아들의 송환을 호소하며 쓴 편지가 공개됐다.

24일 통일부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전라북도 군산시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열린 ‘고교생 납북자 송환기원비 제막식’을 계기로 남북 지도자에게 보내는 편지를 작성했다.

김씨는 “90이 넘은 노파의 몸으로 살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남은 소원은 40여년을 매일매일 그리워한 아들 얼굴 한번 보고 죽는 것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금방이라도 대문을 열고 ‘엄마’하고 들어올 줄 알았던 아들이 40년을 훌쩍 넘겨도 얼굴 한번 볼 수 없으니 이 한 맺히고 원통함을 누가 알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40여년 전 남편은 아들을 찾겠다며 전라도 섬들을 다 뒤지고 다니다 홧병에 하던 사업도 망해먹고 남은 자식들은 중학교 밖에 못 보내 지들이 낮에 일해가며 야간 고등학교에 다니고 하면서도 잃어버린 아들 걱정만 하면서 살다가 돌아갔다”고 토로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님, 김정은 위원장님 이 늙은이 소원 딴 거 없다”며 “그저 아들 얼굴만이라도 한번 보고 죽었으면 여한이 없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통일부에 해당 편지를 언론에 알리고 윤 대통령에게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

선유도 해수욕장은 1977년 8월 당시 군산기계공업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던 김영남씨가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된 곳이다.

김순례씨의 아들 홍건표씨는 천안상업고등학교 3학년이던 이듬해 8월 친구 이명우씨와 전라남도 신안군 홍도에서 납북됐다. 이외 최승민, 이민교씨를 더해 1977~1978년 고교생 총 5명이 북한에 끌려갔다.

2006년 북한은 홍건표씨 가족의 생사 확인 요청에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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