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 기간 중 스트레스로 투신 사망한 직원…法 “유족급여 지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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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3월 19일 0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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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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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 기간 중 상사의 폭언을 듣고 해고 압박을 견디지 못해 투신 사망한 직원의 유족에게 근로복지공단이 유족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는 A 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 씨는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향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회사 전까지 여러 차례 이직을 경험해 이 회사에서도 3개월 수습 기간 중 해고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상당히 느끼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회사 대표로부터 여러 차례 질책을 들었고, 사망 전날에는 ‘정신 질환이 있냐’는 폭언을 들어 극심한 수치심과 좌절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A 씨가 지인들에게 보낸 메시지나 일기 등에 비춰보면 이러한 업무상 스트레스들이 A 씨의 우울증세를 크게 악화시켰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업무상의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으로 A 씨의 우울증세가 악화되었고, 그로 인해 A 씨가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돼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되므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공단의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20대 A 씨는 2020년 10월 회사 회의실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유족들은 A 씨의 사망이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공단이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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