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한 것”이라던 경복궁 2차 낙서범 “복구비용 내겠다…깊이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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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2월 27일 09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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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해 훼손한 10대들을 모방해 2차 낙서를 한 20대 남성 설 모 씨. 2023.12.22/뉴스1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해 훼손한 10대들을 모방해 2차 낙서를 한 20대 남성 설 모 씨. 2023.12.22/뉴스1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로 훼손한 것을 보고 모방범행을 저지른 20대 남성 설 모 씨(29)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설 씨의 변호인은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4부(부장 최경서) 심리로 열린 문화재보호법 위반 첫 공판에서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경복궁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복구 작업을 위해 힘쓴 전문가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설 씨 측은 복구비용 변제 등을 위한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검찰 측은 “기소 단계까지 복구 기간과 비용이 특정되지 않아 관련 내용이 공소사실에 담기지 않았다”며 “복구비용이 특정되면 그에 맞춰 공소장을 변경하거나 피고인의 범죄 정도, 죄질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절차를 밟을 의향이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복구비용 산정과 변제 기간을 고려해 5월 중 한 차례 더 공판을 열고 6월 중 선고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16일(1차)과 17일(2차) 경복궁을 둘러싼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주변 궁장(궁궐담장)과 영추문에서 스프레이 낙서가 발견됐다. 1차 낙서자는 소년범이란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됐으나, 2차 낙서자인 설 씨는 구속송치 됐다.

설 씨는 범행 전날 1차 낙서범에 의해 경복궁 담벼락이 훼손된 사실을 언론을 통해 접한 뒤 모방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이 알려지자 자신의 블로그에 “죄송합니다. 아니 안 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뿐이에요”라고 적어 더욱 지탄을 받기도 했다. 또 검찰 조사에서는 타인의 관심을 받고자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훼손된 담장의 보존처리에는 문화재청의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와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의 문화유산 보존처리 전문가들이 총 8일간(12월 16일~20일/ 12월 26일~28일), 하루 평균 29.3명 규모로 투입됐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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