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합병 무산시 티웨이 유럽 운수권 회수…법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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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2월 19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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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2024.2.13/뉴스1
13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2024.2.13/뉴스1
9부 능선을 넘은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기업결합이 혹시라도 무산되면 대한항공이 티웨이항공(091810)에 넘긴 운수권을 다시 회수하도록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합병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티웨이항공에는 그에 걸맞은 리스크를 부여하는 의미다. 티웨이항공은 이르면 4월말쯤 대한항공의 유럽 운수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위해 이관되는 운수권과 관련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현행 국제항공운수권 배분에 관한 규칙 등에는 국가 간의 항공기 운항 횟수를 뜻하는 운수권을 특정 항공사에 이관하는 조항이 없어서다.

현재로선 대한항공이 운수권을 자진 반납하고 이를 국토부가 회수한 후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다시 티웨이항공에 배분해야 한다. 절차가 복잡할뿐더러 재배분 이후 기업결합에 변동이 있을 경우 이미 넘어간 운수권을 어떻게 처리할지 논란이 불가피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종 불발 시에는 운수권을 반납한다는 조건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법적 근거를 검토 중”이라며 “이 경우 티웨이항공에 이관된 대한항공의 운수권을 회수한 후 대한항공에 돌려주는 절차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에 따라 독일 프랑크푸르트·스페인 바르셀로나·이탈리아 로마·프랑스 파리 노선에 티웨이항공을 대체항공사로 진입시켜야 한다. 대한항공은 8월부터 주7회 운항하는 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를 각각 주6회, 주4회, 주4회로 감편하고 주4회 운항하는 바르셀로나는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합병 완료 전까지는 타 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운수권에 손을 댈 수 없어 대한항공의 운수권을 먼저 이관하는 것이다. 항공자유화 협정을 맺은 스페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는 운항을 위해 운수권이 필요하다.

이미 티웨이항공은 파리 샤를드골공항 지점에서 근무할 직원을 모집하는 등 유럽 4개 노선에 동시에 취항하기 위한 사전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항공사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운수권이 확보된 상태에서 6개월~1년 정도의 시간을 잡고 취항 작업을 하는데 이번에는 운수권을 완벽하게 확보하지 못한 채로 취항을 준비해야 한다.

기업결합을 계기로 티웨이항공이 저비용항공사(LCC)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섣부른 예상까지 나오지만 그만큼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 셈이다.

운수권 이관은 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4월 말에서 5월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입법예고에 필요한 40일과 법제처 심사 기간 등을 고려할 때 늦어도 3월에는 입법예고를 하겠다는 것이 국토부 설명이다. 티웨이항공이 6월부터 파리를 운항하기 위해서는 5월에는 작업이 마무리돼야 한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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