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공기 맑아진다…국내 처음 ‘강제 배기시설’ 도입

  • 뉴스1
  • 입력 2024년 1월 10일 11시 19분


코멘트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 설치된 모니터. (자료사진) . 2023.10.18/뉴스1 ⓒ News1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 설치된 모니터. (자료사진) . 2023.10.18/뉴스1 ⓒ News1
하루 평균 700만명 시민이 이용하는 서울지하철이 ‘지하철 공기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구형 자갈 선로를 분진이 발생하지 않는 ‘콘크리트’로 개량하고 승강장 하부에 국내 최초로 ‘강제 배기시설’을 도입한다.

또 게이트 입구 바닥면에 ‘미세먼지 흡입매트’를 설치하고 승객이 역사 내 공기질을 직접 확인,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실내 공기질 관리 종합정보망’을 통해 승강장과 대합실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서울교통공사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하철 초미세먼지 종합대책’을 수립했다고 10일 밝혔다. 올해부터 3년 동안 공기질 개선에 매년 1000억원씩 총 3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으로, △터널 △승강장 △대합실, 지점별 초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따른 ‘맞춤형 개선’이 핵심이다.

◇터널~승강장~대합실 공기순환 全 과정 개량 고도화

공사는 현재 서울지하철 평균 38.8㎍/㎥ 수준인 지하역사 초미세먼지 농도를 2026년까지 법적 관리기준 50㎍/㎥보다 36% 낮은 32㎍/㎥ 이하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집중 관리에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 ‘나쁨’ 수준을 보였던 몇 개 역을 포함, 서울지하철 전반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보통’ 이상 쾌적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대책은 그동안 부분적 설비보강에 그쳐왔던 지하철 공기질 관리와 달리 터널~승강장~대합실을 아우르는 공기 순환 전 과정을 개량하고 고도화한 것이 특징이다.

우선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난 ‘터널’부터 집중 관리한다. 이를 위해 서울지하철 터널 678개소 중 현재 259개소(38%)에 설치된 노후 환기설비를 전면 개량해 터널 급배기량을 높이고, 선로에 깔린 자갈이 진동하며 먼지·분진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131.5km의 자갈 도상을 콘크리트 도상으로 순차 개량한다.

1~4호선 철로의 46%는 초기 건설 형태인 자갈 철로로 돼 있어 열차가 지나갈 때 자갈끼리 충돌·분쇄, 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되어 온 만큼 이를 콘크리트 철로로 모두 바꿔나간다는 계획이다. 공사는 2022년부터 자갈 철로를 콘크리트 도상으로 개량하면서 미세먼지 28% 저감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정기적인 선로 물청소, 터널 내 습기·먼지가 뭉쳐 침전된 슬러지 준설 등 터널과 선로에 쌓이는 미세먼지 제거도 병행한다.

◇24개역 노후 공기 순환설비 개량

(서울 교통공사 제공)
(서울 교통공사 제공)
아울러 공사는 승객이 열차를 기다리면서 역사 내에서 가장 오랜 시간 머무는 승강장에서도 공기 정체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하지 않게끔 배기시설을 도입하고, 기존에 운영 중인 공기 순환설비를 손본다.

이를 위해 국내 최초로 승강장 실내에 정체된 공기를 승강장 하부 선로에서 정화, 토출시키는 강제 배기시설을 설치한다. 지난해 말 1호선 종로5가역에 10대 시범 도입을 완료한 데 이어 올해 12.5개소, 2025년 12개소, 2026년 9개소로 초미세먼지에 취약한 총 34개 역사에 순차 도입한다. 공간 협소 등으로 대대적인 공조설비 교체가 어려운 1호선(서울역~제기동역)에 우선도입할 예정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24개 역의 공기조화기·송풍기 등 역사 내 노후 공기 순환설비도 개량한다. ‘공기 순환설비’는 승강장과 대합실에 쾌적한 공기를 공급하고 내부 오염 공기를 배출하는 장치로, 올해 △2호선 을지로입구역 △2호선 충정로역 △6호선 버티고개역 △5호선 종로3가역을 시작으로 2025~2026년 해마다 10개역씩 교체할 예정이다.

공사는 공기 순환설비 교체에 이번 대책에서 가장 많은 예산인 1085억 원을 투입할 예정으로, 교체가 완료되면 지하역사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6% 이상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차산역 등 흙먼지 유입 높은 역에 ‘흡입매트’ 설치

공사는 또 ‘공기 순환설비’에서 부직포 재질의 필터를 초미세먼지를 거르는데 탁월한 친환경 필터(세라믹·금속필터)로 교체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친환경 필터’는 초미세먼지 여과율이 90% 이상으로 포집성이 우수하고 자동세척·건조가 수월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공사는 신발 등에 묻은 외부먼지가 승강장과 열차까지 유입되지 않도록 대합실 게이트 앞 바닥에 미세먼지 흡입매트를 설치한다. 공사는 5호선 아차산역 등 인근에 산·유원지, 공원이 있어 흙먼지 등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매트를 시범 설치,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실내로 쾌적한 공기가 유입될 수 있도록 역마다 설치된 1㎞ 정도의 공기통로 청소주기를 단축하는 한편 공기통로가 좁은 건물 천장에 설치되어 있는 점을 감안, 로봇 등 신기술을 도입해 공기조화기~송풍구 사이 먼지를 청소할 예정이다.

공기질에 대한 시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공사는 250개 지하 역사 승강장에 ‘실내 공기질 측정기’를 설치, 초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시간 단위로 측정해 공개하고 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이번 대책은 그동안 부분적으로 해오던 땜질식 대응에서 벗어나 ‘터널~승강장~대합실’ 공기가 머무는 모든 공간을 분석, ‘지하역사 전반’을 대상으로 마련한 첫 종합대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