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글로벌 제약사-스타트업과 ‘오픈 이노베이션’ 협력 시너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대학·기업 살리는 산학협력]
5개 캠퍼스, 인력 1만여 명 보유… 올해 외부 연구 1500억원 수주
美 모더나와 백신 연구 개발 협약… 대웅제약과 호르몬 융합연구 진행
건보공단과 빅데이터 센터 열기도

고려대의료원은 외부 기관들과의 경계 없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최근 수년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사진은 고려대 의과대학 전경. 고려대의료원 제공
고려대의료원은 외부 기관들과의 경계 없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최근 수년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사진은 고려대 의과대학 전경. 고려대의료원 제공
2028년 설립 100주년을 앞둔 고려대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윤을식)은 최근 수년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의과대학은 의학 교육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선도하고 산하 안암·구로·안산병원은 권역에서 가장 신뢰받는 상급종합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2021년 문을 연 서울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와 청담도 고영캠퍼스까지 5개의 캠퍼스, 1만여 명의 우수 인력, 연간 예산 2조 원을 운용하는 메디컬 콤플렉스로 성장했다. 이는 외부 기관들과의 경계 없는 ‘오픈 이노베이션’ 협력을 통한 성장 전략이 빛을 발한 결과라는 평가다.

탄탄한 산학협력 네트워크

고려대의료원은 9월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손을 잡고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반 백신 및 의약품 연구개발에 나섰다.

이 파트너십은 모더나의 ‘mRNA 액세스 프로그램’을 통한 기술 정보 교환 및 백신 개발의 전주기 협력이 골자다. 세계적 기술을 갖춘 모더나와 국내 최고의 감염병 연구 역량을 갖춘 고려대의료원 연구진의 공동 연구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메디사이언스파크 동화바이오관에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센터’를 열었다. 의료원 병원의 임상데이터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결합해 융복합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분석센터는 20석 규모로 의료원은 물론 고려대 전체 연구자들이 수행하는 의료 빅데이터 활용 연구의 허브 역할도 한다.

의료원은 국내 최대 보건산업 컨벤션인 ‘바이오 코리아’에 매년 대규모로 참여하고 있다.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인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USA)’에 참가해 글로벌 제약사 20여 곳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보스턴에서 아주IB투자의 미국 현지 법인인 ‘솔라스타벤처스’와 협약을 체결하고 소속 유망 스타트업의 세계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고려대 산학협력단은 의료원산학협력단을 중심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손잡고 홍릉 바이오 의료 R&D 앵커시설인 서울바이오허브의 민간 위탁 운영자로 올해 초 선정됐다.

의료원도 메디사이언스파크 내 ‘고려대 의료기술지주 공유오피스’를 열고 의료기술 창업 기업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구로병원은 2019년부터 ‘개방형 실험실’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데 32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2024년 8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정몽구관 모습.
2024년 8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정몽구관 모습.
‘오픈 이노베이션’의 총아가 될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관도 내년 8월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몽구관에는 고려대의료원이 자랑하는 백신혁신센터가 입주하며 원천기술 연구, 후보 물질 유효성 평가, 전임상 연구가 가능한 기반 시설을 갖췄다. 허가·인증 등 상용화까지 같은 공간에서 진행할 수 있다.

체계적인 산학협력-연구지원

10월 고려대 의대에 ‘마이오카인 융합연구센터’가 문을 열었다. 근육에서 분비되는 신개념 호르몬인 마이오카인 통합 연구를 통해 임상 활용 가능성이 큰 제어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고려대 의대 해부학교실 김현수 교수를 중심으로 의료원, 병원 연구진을 비롯해 대웅제약이 함께 팀을 구성했다. 2023∼2030년 정부 지원금 94억5000만 원이 투입된다.

대학 교원이 직접 창업한 사례도 있다. 의학과 성재영 교수는 2015년 의료기술지주회사 자회사 ‘뉴라클사이언스’를 설립해 퇴행성 뇌질환 항체치료제 ‘NS101’을 개발 했다. 국내 개발 치매 항체 신약으로는 최초로 글로벌 임상시험에 들어갔는데 내년 하반기 코스닥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의 성과 배경에는 체계적인 산학협력 및 연구지원 시스템이 있다.

2004년 고려대 산학협력단 산하 의무산학협력실로 시작한 조직은 2014년 의료원산학협력단으로 승격돼 독립적이고 유기적인 시스템을 갖췄다. 현재는 산학협력, 연구전략, 기술사업화 등으로 부서가 세분화됐다. 연구 대상자 보호와 임상연구 지원을 담당하는 조직과 직원 60여 명을 두고 있다. 외부 연구과제 수주액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13% 성장하고 있는데 올해는 1500억 원을 넘을 전망이다.

“초격차 연구중심 의료기관으로 미래의학 기술 선점”


기술이전 속도 내는 윤을식 원장


2023년 고려대의료원의 기술이전 수익은 300억 원으로 서울 소재 대형 병원을 압도하고 있다.

올해 3월 윤을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사진)이 취임한 이후 가속도가 붙었다. 윤 부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국내 1위, 세계 30위 수준의 ‘초격차 연구 중심 의료기관’을 표방하고 ‘오픈 이노베이션’ 등 협업을 핵심 전략으로 설정했다.

고려대의료원은 교원의 연구개발-산학협력-상용화를 통해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가기까지 고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기술사업화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지식재산권 출원은 2015년 이후 3배 이상 증가해 연간 400건에 달한다.

기술이전 계약 금액은 올해 150억 원으로 예상된다. 오준서 교수가 개발한 ‘알부민과 레티놀 결합 단백질의 융합단백질’ 기술은 장기 이식 외에는 방법이 없는 난치성 섬유화 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가 가능한 혁신 기술로 평가돼 ㈜세네릭스에 200억 원 규모에 이전됐다.

윤 부총장은 “의료원은 미래 의학과 스마트 의료 시스템 구현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시대에 맞게 국내외 기관들과 경계 없는 산학협력을 통해 선순환 효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융복합 연구 활성화로 ‘초격차 연구 중심 의료기관’으로 성장시켜 미래 의학 기술을 선점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대학#기업#산학협력#고려대학교의료원#오픈 이노베이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