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년 2명 중 1명은 ‘빈곤’…“생활비 부모에 손 벌려”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6일 0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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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년패널 기초분석보고서, 청년 패널 조사
서울 청년 자산 빈곤율 55.6%…1인 가구는 62.7%
부모 동거 청년의 예상 독립 나이는 평균 '30.6세'
서울 청년 87% 미혼…5명 중 1명 "결혼 의향 없어"

서울에 사는 청년들의 절반 가량이 ‘빈곤’ 상태에 놓여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혼자 사는 청년들의 빈곤율은 62.7%에 달했다. 생활비가 부족할 때는 주로 부모에게 지원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서울시와 서울연구원의 ‘2022 서울청년패널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청년들의 자산 빈곤율은 55.6%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35세(19~36세) 청년 508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지난 2021년 청년 5194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1차 패널조사에 이은 2차 분석 결과다.

자산 빈곤율은 순자산이 3개월 간 중위소득 50% 미만의 소득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로 산출됐다. 특히 1인 가구의 자산 빈곤율은 62.7%로 전체 서울 청년의 자산 빈곤율보다 7.1%p 높았다. 청년 중에서도 혼자 살수록 더 빈곤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청년의 개인소득 빈곤율은 37%로 조사됐다. 빈곤율은 중위소득 50% 미만인 경우로 측정됐다. 개인소득 빈곤율은 연령이 낮을 수록 높았다. 19~24세의 개인소득 빈곤율이 73.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생활비 부족을 경험한 청년 비중은 27.7%로 조사됐다. 이들은 생활비가 부족했을 때 ‘부모에게 무상으로 지원받았다’는 비율이 41.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저축이나 예적금 해약(17.7%)’, ‘제1금융권 대출(11.0%)’ 등으로 나타났다.

서울 청년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을 때 개인이 쓸 수 있는 자원을 먼저 동원하기 보다는, 부모 등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예 ‘해결하지 못한다’는 응답도 10.4%에 달했다.

청년 가구 중 부모와 함께 사는 가구는 47.5%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1인가구 34.3%, 기타 가구 6.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부모와 살지 않는 청년 52.6% 중 경제적 지원을 받는 청년은 17.4%, 그렇지 않는 청년은 35.2%로 완전한 ‘홀로서기’에 성공한 청년들의 비중이 높았다.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들의 예상 독립 나이는 평균 ‘30.6세’였다. 다만 연령대별로는 19~24세의 경우 ‘27.4세’, 25~29세는 ‘30.8세’, 30~34세는 ‘35.3세’, 35~36세는 ‘39.0세’로 나이가 들수록 예상 독립 시기가 점점 늦춰지는 경향을 보였다.

1인가구의 경우 월세로 사는 비율이 52.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최근 1년간 주거 불안을 경험한 사유로는 ‘임대보증금 부족’이 29.2%로 가장 높았고, 주거 환경에 따른 안전·건강문제가 24.8%로 뒤를 이었다. 부모와 같이 사는 청년 가구의 자가비율은 절반 이상인 53.5%를 차지했다.

서울 청년의 87%는 미혼인 상태로 나타났다. 미혼 청년 중 결혼 의향이 있는 청년은 46.5%, 결혼 의향이 없는 청년은 19.1%로 집계됐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34.3%였다.

일하는 청년은 65.8%로 조사됐다. 일하지 않는 ‘니트(청년 무직자)’ 비율은 25.6%였고, 실업률은 10.5%로 나타났다. 전공과 직업간 ‘미스매치’ 현상은 뚜렷했다. 취업한 청년 중 전공 분야와 일자리 직무가 불일치한다는 응답은 39.4%로 일치한다는 응답(21.8%)에 비해 약 1.8배 높았다. 본인의 교육 수준에 비해 낮은 직무에 하향 취업한 비율은 27.5%로 상향 취업(17.4%)보다 약 1.6배 높았다.

실업과 미취업 등으로 10명 중 3명 가량은 우울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청년 34.7%는 우울 증상이 의심되는 상태였고, 이 중 16.7%는 고위험군으로 조사됐다. 한 달 중 3주 이상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은 ‘사회적 고립 경험 청년’ 비율은 3.4%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서울청년패널조사는 청년 삶의 다차원적 변화 양상을 다년간 추적 조사하는 종단면 조사로, 지자체에서 수행하는 최초의 패널 조사”라며 “청년 삶의 실태를 장기간 추적 조사해 서울 청년의 행복 증진을 위한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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