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등록제→허가제로…‘야생동물 환경’ 못 만들면 못 한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5일 1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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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수족관법, 야생생물법 시행령 개정안 통과
야생동물 특성 고려한 서식지 조성해야 허가 가능
올라타기, 만지기 등 스트레스 가하는 행위 금지

앞으로 동물원 및 수족관은 등록제가 아닌 허가제로 전환하고, 허가된 동물원이 아니면 야생동물 전시를 할 수 없다. 동물원의 경우 야생동물 특성에 맞는 서식 환경을 조성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 시행령과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5일 밝혔다.

앞서 동물원 허가제 전환을 담은 ‘동물원수족관법’과 동물원으로 등록되지 않은 시설에서 야생동물 전시를 금지하는 ‘야생생물법’은 지난해 11월24일 국회에서 통과된 바 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기존 개정된 두 법률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세부 내용을 구체화한 것이다.

그간 동물원은 최소한의 전시 및 사육시설만 갖추면 쉽게 등록할 수 있었다. 각종 관리 규정은 선언적 수준으로, 전시 동물 복지확보에 한계가 있었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동물원은 114개소가 있으며 공영 동물원은 24개소이고 나머지 90개소는 민간 동물원이다. 114개 동물원에서 보유한 동물은 총 4만8911개체이며 국제적 멸종 위기종 6247개체, 국내 멸종 위기종 및 천연기념물 698개체가 포함돼있다.

동물원수족관법 시행령 개정안은 동물원의 경우 휴식처나 바닥재 등 야생동물 특성에 맞게 서식환경을 조성하는 등 강화된 허가요건을 갖춰야 하며, 동물원 검사관 검증 과정을 거쳐야 동물원 운영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동물원은 안전 및 질병 관리, 복지 증진 등 구체적인 동물 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휴·폐원 중에 동물 관리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허가권자의 감독 의무가 강화됐다.

기존 동물원으로 등록해 운영 중인 동물원에 대해서는 2028년 12월13일까지 유예기간 5년을 부여해 유예기간 내에 허가요건을 갖추도록 해 기존 사업자가 변경된 동물원 제도에 적응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했다.

아울러 야생생물법과 시행령 개정으로 동물원 또는 수족관으로 등록하지 않은 시설에서 야생동물 전시를 금지하되, 기존 전시 관련 영업을 영위하던 자에게는 2027년 12월13일까지 4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유예를 받은 경우에도 야생동물에 대해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가하는 올라타기, 만지기 등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어긴 경우에는 최대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유예기간을 적용 받기 위해서는 오는 13일까지 영업지가 소재한 시·도지사에게 야생동물 전시 현황을 신고해야 한다.

또한 동물원 등 전시시설로 야생동물을 운송할 때 적합한 먹이와 물을 공급하는 등 운송자가 준수해야 할 의무를 새롭게 도입했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최대 6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외에도 특정 지역에 밀집 서식해 양식업, 내수면어업 등 경영 또는 영업에 피해를 주는 민물가마우지와 전력시설에 피해를 주는 까마귀류를 새롭게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했다.

이 밖에 야생동물 수입·수출·유통 등에 관한 허가·신고 창구가 새롭게 도입하는 ‘야생동물종합관리시스템’으로 일원화되고, 관련 정보를 환경부가 통합 관리하기 위해 관계 행정기관 또는 지자체 장에게 요청할 수 있는 정보 범위를 명시했다.

야생동물종합관리시스템 운영 권한은 환경부 소속기관인 국립생물자원관에 위임하며, 야생생물 서식실태 조사 및 야생동물 보호시설 운영 업무는 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생태원에 위탁해 필요한 권한의 위임과 업무 위탁 근거를 명시했다.

개정된 법률 및 시행령은 오는 14일부터 시행한다.

환경부 “이번 개정으로 동물복지에 적합한 시설과 기반을 갖춘 곳으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야생동물 운송 과정에서도 동물 안전을 고려하도록 하는 등 야생동물 보호·관리 제도의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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