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감학원 원생 사망자, 공식 기록은 24명인데 발굴된 것만 4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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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0월 25일 12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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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열린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사건 진실규명 결정 발표 기자회견’에 희생자로 추정되는 분묘에서 나온 치아 및 단추 들이 탁자 위에 놓여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선감학원 사망자가 최소 140~150명에 이르며, 아동 사망자도  2022.10.20/뉴스1
20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열린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사건 진실규명 결정 발표 기자회견’에 희생자로 추정되는 분묘에서 나온 치아 및 단추 들이 탁자 위에 놓여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선감학원 사망자가 최소 140~150명에 이르며, 아동 사망자도 2022.10.20/뉴스1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 발굴 현장을 공개하며 국가 및 지자체의 지원을 촉구했다. 현장에선 아동들의 유해 및 유품 240점 가량이 공개됐다.

진실화해위는 25일 오전 11시 경기 안산 선감도 선감학원 유해발굴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진실화해위가 선감학원 시굴 현장을 언론에 공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는 1946년부터 약 40년간 정부가 경찰 등 공권력이 부랑아로 지목한 아동을 지자체가 운영하는 선감학원에 가두고 강제노역, 폭행 등 가혹행위를 자행한 사건이다.

피해자 김모씨 등 167명은 2020년 12월 선감학원에 불법 감금돼 노역과 구타 등 인권 침해를 당했다며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진실화해위는 2021년 10월 선감학원에서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고 판단, 국가 및 지자체에 후속조치를 권고하고 2023년 9월부터 두 차례 유해발굴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에 공개된 2차 유해발굴 현장은 분묘 40기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중 15기에서 유해인 치아 210점과 금속고리 단추, 직물 끈 등 유품 27점이 발굴됐다. 치아의 발달 및 마모 정도, 분묘 크기 및 매장 형태를 고려했을 때 12~15세 가량의 아동들이 집단으로 가매장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진실화해위 측의 설명이다.

지난 9월 진행된 1차 유해시굴까지 고려하면 지금까지 선감동 산37-1에 위치한 분묘 45기에서 유해 및 유품이 발굴됐다. 2018년 발표한 ‘선감학원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을 위한 사전조사 계획 수립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이곳엔 150여구의 유해가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선감동 산 130-11 일원 △선감동 산 54번지 일원 △선감동 산 58-1 일원 △선감동 산1-1 일원 △선감도 북동쪽 능선사면 하단부지역 등 6곳이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의 유해 매장지로 지목되고 있다.

지금까지 선감학원 원생 사망자의 공식 기록(24명)의 2배 가까이 되는 무덤이 발굴된 점, 4689명이 수용돼 834명이 탈출을 시도한 선감학원의 원아대장 기록 등을 고려할 때 피해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진실 규명을 위한 유해발굴은 더딘 실정이다. 진화위는 지난해 10월 담당부처인 행정안전부와 선감학원 운영주체였던 경기도에 유해발굴의 신속한 추진 및 추모공간 마련을 권고했지만 아직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

진화위는 올해 초 선감학원 유해발굴을 위해 경기도를 ‘유해발굴 자치단체 보조사업자’로 선정 후 1억5000만원을 지자체에 지원하기로 했지만 경기도가 이를 반려하며 발굴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상훈 진실화해위 상임위원은 “이번 현장은 진화위의 첫 인권침해 사건의 발굴 현장으로 그 의미가 크다”며 “국가와 지자체에 권고한 실질적인 책임 이행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굴된 유해와 유품은 정밀 인류학적 감식을 거쳐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세종 추모의 집 등에 안치할 계획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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