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미술관 ‘지도와 영토’ 개막…한국 현대미술 주요 작가전

  • 뉴시스
  • 입력 2023년 9월 19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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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김정헌·민정기·공성훈·정재철 5인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 신소장품전 ‘지도와 영토’가 19일 개막했다. 한국 현대미술사의 중요한 작가로 기록되는 공성훈, 김건희, 김정헌, 민정기, 정재철 5인의 미술관 소장품 7점을 중심으로 기획된 전시다.

소장품 수집 뒤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 7점을 비롯해 작가·유족 소장품 35점을 추가로 확보해 모두 42점의 작품과 3점의 아카이브로 구성됐다.

이번에 공개하는 7점의 소장품은 최근 경기도미술관이 수집한 작품 중 연구 필요성을 느낀 작품으로 선정됐다. 5인 작품을 전시·연구하는 과정을 하나의 여정으로 보고 현대미술이라는 거대한 ‘영토(嶺土)’ 위 다양한 길을 낸 작가들의 작품을 ‘지도(枝道)’로서 제안한다.

전시는 작품과 아카이브의 고유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부수고 흔들어 재맥락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기 위해 참여 작가 5인의 작품 세계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새로운 관점으로 작품에 접근한다.

특히 미술운동단체 ‘현실과 발언’의 창립 동인인 김건희, 김정헌, 민정기의 1980년대 초기작 일부는 경기도미술관 소장품이자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김건희 ‘얼얼덜덜’(1980) ▲민정기 ‘사람들’(1983~1989) 묶음집 ▲김정헌 ‘무지개공장’(1980/2019 부분 재제작), ‘풍경8’(1981), ‘분노하는 농부’(1980)는 2020년에 경기도미술관이 수집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소장품을 중심으로 김건희, 김정헌, 민정기의 작가 소장 작품을 추가로 대여, 1980년대 작품 경향을 살펴보기 위한 확장 연구성과를 보여준다.

2006년과 2009년에는 공성훈 작가의 회화 작품을 수집한 바 있다. 작가의 초기 회화 작품 중 하나이자 경기도미술관 소장품 중 하나인 ‘개’ 연작은 초기 회화로서 위상뿐 아니라 1990년대 초반 ‘수제 슬라이드 프로젝터’ 계열의 작품과 함께 살펴보며 그 가치를 연구한다.

지난해 수집한 정재철의 ‘제 3차 실크로드 프로젝트 루트맵 드로잉’(2010)은 2000년대 초반 작가의 나무 조각 작품을 통해 작가의 수행적 태도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경기도미술관은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수반되는 연구 과정을 ‘연구자의 방-지도프로젝트’로 가시화했다.

전시실 내 ‘연구자의 방’은 5인의 작품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와 연구자의 글로 꾸며진다. 다섯 작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미술작가, 학예연구사, 독립기획자, 미술전문지 기자 등 다양한 연구자의 연구 결과가 순차적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 미술관 2층 전시실 앞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전승보 경기도미술관장을 비롯해 김건희, 김정헌, 민정기 작가와 고인이 된 공성훈, 정재철 작가의 유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전승보 관장은 “소장품 전시뿐 아니라 작품과 관련된 연구, 교육이 함께하면서 미술관 기본에 충실한 전시다”라며 “오랜 기간 대한민국 미술계에서 함께해온 작가들께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라고 말했다.

백발의 작가들이 직접 전시를 둘러보며 관람객과 소통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관람객의 질문에 답하고, 자신의 작품에 대고 “너무 못 그렸다”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김정헌 작가는 관람에 앞서 “험한 세월을 여기 있는 작가들과 함께 거쳐왔다. 같이 활동하는 작가 중 내가 그림을 제일 못 그려서 광고를 이용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광고와 그림을 연결시켜 보면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를 준비한 이혜현 경기도미술관 학예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 경기도미술관이 수집한 작품의 가치와 그것으로 가능한 다양한 연구 방식을 제시함으로써 소장품 활용을 다층적으로 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다양한 연구가 관람객들에게 현대미술을 즐겁게 감상하고 탐험하는 좋은 길잡이(地圖)가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경기도미술관 신소장품전 ‘지도와 영토’는 2024년 3월 24일까지 이어진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 설날·추석 연휴 당일은 휴관일이다. 관람료는 무료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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