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서 삶 멈춰…장소가 가장 마음 아파” 허지웅, 서초 초등교사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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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7월 20일 1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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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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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허지웅이 서울 서초구 소재 초등학교 교실에서 생을 마감한 젊은 교사를 애도했다.

허지웅은 20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느 젊은 교사의 삶이 자신이 가르치던 교실에서 영원히 멈추어 섰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다른 무엇보다 장소가 가장 마음 아프다”고 했다.

허지웅은 “뉴스에서는 교권 추락이라는 말이 나온다. 학생들의 인권이 올라간 탓에 교사들의 인권이 떨어졌다는 의미일 것”이라며 “틀린 말이다. 교권이라는 말 자체에 문제가 있다. 누군가의 인권을 되찾는 일이 다른 누군가의 인권을 위협했다면 그건 애초 인권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교권이라는 말은 교실에서 학생의 권리와 교사의 권리가 따로 존재하고 서로 상생할 수 없다는 논리를 전제한다. 아니다”라며 “인권은 누가 더 많이 누리려고 애쓸 수 있는 땅따먹기가 아니다. 그런 잘못된 말의 쓰임과 인플레가 문제를 더욱 해결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했다.

그는 “일부 학생과 부모가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방종하고도 아무런 견제를 받을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 놓고 그걸 인권의 회복이라고 자랑한 정치인이 있다면, 그는 인권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감각도 관심도 없는 사람”이라며 “과거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당했던 폭력과 부조리를 정상으로 애써 돌려놓았다면, 그간 악습으로 위태롭게 눌러왔던 것들을 원칙과 절차를 통해 규제할 수 있는 엄정한 도구 또한 함께 고민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지웅은 "보나 마나 서로 탓을 돌리는 정치권과 진영의 공방이 이어질 거다. 나는 남 탓을 하기보다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결과물을 가지고 나올 쪽에 서겠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18일 서초구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담임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교육계 등에선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이 죽음의 원인이라는 소문이 확산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일 “교사가 학교 내에서 생을 마감한 것을 두고 심각한 교권 침해가 원인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우리 교육계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국회, 교육부 등이 참여하는 교권보호를 위한 공동논의테이블 구성을 제안했다.


온라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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