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분한 유동규, 이재명에 “형님 정신병원 집어넣게 시켰잖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8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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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내가 불법 용인했겠느냐”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서 처음으로 유동규에 직접 신문
유동규 발끈하며 정면충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위반 4차 공판에 출석, 차에서 내리고 있다. 2023.4.28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4.18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위반 4차 공판에 출석, 차에서 내리고 있다. 2023.4.28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4.18 뉴스1
“웬만하면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많이 힘들죠?”(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아니요.”(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받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자신의 재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를 향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 대표의 신문이 이어지자 유 전 직무대리가 급기야 “형님 정신병원을 왜 강제로 집어넣었느냐”고 격분하면서 둘은 정면충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는 이 대표 측이 유 전 직무대리에 대해 반대신문을 진행했다. 유 전 직무대리가 이 대표의 변호사의 신문에 답하던 중 이 대표는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느냐”며 끼어들었다. 유 전 직무대리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님과 시장실에서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1공단 공원을 어떻게 만들지 논의했다”고 말하자, 이 대표가 웃으며 직접 신문을 시작한 것.

이 대표는 “내가 그림 그린 건 없는데 정확히 어떤 부분이냐”, “(내가) 2013년 2월 주민설명회에서 2000억 원이면 공원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한 달 뒤 1000억 원밖에 들지 않는다고 증인에게 (말)했다는 건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지 않느냐”는 등 웃음을 띠며 신문을 이어갔다.
그러자 유 전 직무대리는 “당시 시장실에서 둘이 앉아있었을 때 말씀드렸다”며 “지사님(이 대표)도 나도 같이 그림을 그려가면서 설명했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를 ‘이재명 씨’ 등으로 언급했던 유 전 직무대리는 이날은 ‘지사님, 시장님’이라고 불렀다.

신문이 이어지면서 양측의 감정이 격화되기도 했다. 유 전 직무대리가 “고 김문기(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과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이 대표는 “정확한 보고 시점이 언제였느냐”는 취지로 따졌다.
이어 유 전 직무대리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언급하며 “진상이 형이랑 얘기하고 ‘가져가서 보고하라’고 했다”며 “어떻게든 성공하라 하지 않았느냐”고 받아치며 고성이 오갔다. 그러면서 “시장님도 잘 아시지 않느냐. 정진상은 다 알고 있었다. 같이 술도 먹고 성매매도 하고 그런 거 다 알고 있지 않았느냐”고 받아쳤다.

이 대표는 “불법행위를 하면 내가 용인했을 거라 생각하느냐”며 “(범죄는) 숨기는 게 불가능하니 숨길 일 하지 마라, 우린 어항속의 금붕어라고 여러 차례 말하지 않았느냐”고 재차 반문했다.
급기야 유 전 직무대리는 “형님을 정신병원에 강제로 집어넣는 범죄는 밑에 사람한테 안 시켰어요? 시켰잖아요 시장님!”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시청에 시장님 공신들 불법 취업 하게 시킨 건 중범죄 아니냐”고 따졌다.
결국 재판부가 “사건과 직접 관계 없는 내용”이라며 양측을 진정시켰다.

한때 유 전 직무대리가 다소 밀리는 듯한 분위기가 펼쳐지자 검찰은 재판부에 “증거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전제로 (이 대표가) 질문을 하니 (유 전 직무대리가) 정확하게 말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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