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직접 원인 ‘군중 유체화’…사망 원인 ‘10분 이상 저산소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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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13일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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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은 군중 밀집도가 높아져 자의에 의한 거동이 어려운 ‘군중 유체화’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망원인은 ‘압착성 질식사’와 ‘뇌부종(저산소성 뇌소상)’ 등으로 확인됐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1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특수본 출범 74일 만이다.

특수본에 따르면 참사 당일 오후 9시부터 군중이 떠다니는 ‘유체화 현상’이 발생했다. 이어 군중압력에 의해 ‘압착성 질식사’, ‘뇌부종(저산소성 뇌손상)’ 등으로 158명이 사망하고 19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사고 발생 직전인 오후 10시13분쯤에는 군중의 밀집이 더욱 심화, T자형 내리막길을 통해 인파가 떠밀려 내려오는 등 ‘군중 유체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참사당일 이태원역 각 출구를 통해 오후 5시부터 승차 인원(2,129명)보다 4배가량 많은 인원(8,068명)이 하차하기 시작,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매 시각 약 1만 명이 하차했다. 이 사이 전체 하차 인원은 5만1639명으로 인근 역이나 버스·택시 등을 이용한 인원까지 포함 이 수치는 더 늘어난다.

사고 당시 군중 밀도는 1m2당 7.72~8.39명 사고 직후인 오후 10시25분쯤에는 9.07~10.74명까지 증가했다.

영국 서퍽 대학(University of Suffolk)의 키스 박사(G. Keith Still)에 따르면 1㎡당 7명 정도의 군중 밀집도에서 군중은 유체 덩어리처럼 변한다. 이 때 사람들의 신발이 벗겨지거나 옷이 찢기는 상태가 발생하고 군중 속 개개인의 불안증세를 악화시켜 호흡곤란 증세를 유발한다.

금오공대 박준영 교수는 참사 당시 최초 전도(넘어지는) 지점부터 약 10m에 걸쳐 끼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오후 9시에서 10시 사이 참사 현장 군집 밀도는 1㎡당 6∼10명 사이에 있었고 평균 2200∼5500뉴턴(약 224kg∼560kg 무게) 정도의 힘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초 전도는 오후 10시15분 발생했고 이후 약 15초 동안 뒤편에서 따라온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전도되는 상황이 4차례 이어졌다. 이 후에도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이 계속 내려오면서 10분간 지속됐고 10m에 걸쳐 수백명이 압착됐다.

이후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면서 사람들은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고 사고 발생 약 15분 후인 오후 10시31분부 구조가 시작됐다.

박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참사 사망자들은 10분 이상 저산소증을 겪다가 외상성 질식으로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박 교수는 또한 참사 현장인 해밀턴호텔 골목이 좁은데도 양방향 통행이 가능한 것이 사고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좁은 골목에서 양방향 통행이 가능하면 밀집도가 높아진다”며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을 양방향에서 일방통행으로 바꾸면 밀집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세계음식문화 거리도 일방통행으로 바꾸면 올해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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