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박 1개 6900원·도라지 작은팩 5000원…추석 상 차리기 무섭다”

  • 뉴시스
  • 입력 2022년 9월 7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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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이틀 앞두고 식재료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명절 먹거리를 장만해야 하는 시민들의 부담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채소류 가격이 들썩인 데 이어 최근 대형 태풍까지 한반도를 지나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7개월 만에 주춤했지만, 먹거리 물가는 전년 대비 8.4%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09년 4월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먹거리 물가는 소비자물가지수를 지출 목적별로 분류했을 때 식료품·비주류음료, 음식서비스 부문을 계산한 값이다.

특히 일부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먹거리 물가도 뛰어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농축산수산물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7.0%였는데 이 가운데 채소류 가격 상승 폭이 27.9%에 달했다.

구체적으로는 식료품·비주류음료 품목에서 호박 83.2%, 배추 78.0%, 오이 69.2%, 무 56.1%, 열무 54.3%, 파 48.9%, 가지 46.4%, 미나리 39.4% 등 채소류 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감자도 37.1% 가격 상승률을 보였는데, 지난 5~6월 가뭄이 지속되면서 올해 봄 감자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무려 20%나 줄었다고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포털 사이트의 카페 등 온라인상에는 “애호박 1개 6900원, 물가 무슨 일이냐”, “도라지 작은 팩 하나에 5000원 정도다”, “몇 가지만 집어도 5만원을 훌쩍 넘는다” 등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성토가 넘쳐나고 있다.

지역별 커뮤니티에서는 동네 인근에서 채소류가 가장 싼 곳이 어딘지를 공유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이모(51)씨는 차례상을 따로 준비하지는 않지만 매해 명절마다 시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떡과 과일 등을 항상 넉넉하게 준비해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격 오름폭이 커 장보기가 망설여진다고 한다.

이씨는 “주변 지인들은 회사에서 받은 추석 선물 세트를 들고 간다고 한다”며 “가격이 부담돼 많이는 못 사가도 명절 때 먹을 수 있을 만큼의 양이라도 사가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59)씨도 명절 음식 장만이 걱정이다.

이날 인근 시장을 다녀온 이씨는 “시장에 가서 30분 만에 10만원을 썼다”며 “장 보는 데 드는 비용이 평소보다 2배 이상 더 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에는 배추 두 포기 묶음에 비싸도 8000원이었는데 지금은 2만원이고, 쪽파도 작년엔 6000원이면 샀는데 지금 1만2000원으로 두 배 올랐다”며 “오르는 물가에 명절 상 차리기가 두렵다”고 하소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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