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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200억 가짜 세금계산서로 30억대 ‘코로나 대출’ 사기

입력 2022-05-25 15:40업데이트 2022-05-2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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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원대의 가짜 세금계산서를 만들어 금융기관을 속여 수십억 원 대의 대출사기를 저지른 일당 10명이 검찰에 검거돼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박광현)는 25일 조세범처벌법 위반과 사기 등 혐의로 대출사기단 10명을 검거해 5명을 구속기소하고, 5명은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 전직 은행원 출신이 대출사기 행각을 벌이는 내용의 영화 ‘원라인’(2017년 개봉)처럼 금융브로커-전문자료상-모집책 등 분업화된 시스템을 대출사기단이었다.

애초 이 사건은 올 3월 경찰이 유령업체를 만들고, 허위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A 씨(46)에 대해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송치하면서 불거졌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사건 기록 등을 검토한 결과 A 씨가 명목상 대표에 불과하고, 조직적인 대출사기단이 배후에 존재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대출사기단에서 대외적으로 언론인 행세를 한 B 씨가 실상은 전문자료상으로 활동하는 점을 밝혀낸 후 B 씨를 지난달 구속했다. 또 전직 은행원 출신 C 씨가 금융브로커로 역할하는 점 추가로 확인해 C 씨를 25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만들어 낸 허위 세금계산서의 상대업체 70여 곳을 전수 조사하고, 잠복수사와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등 추가 보완수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2019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200억 원대의 허위 세금계산서가 대출 사기를 위해 만들어진 점과 실제로 금융기관에서 32억 원 가량을 대출 받은 사실이 드러냈다. 금융기관 중에는 국내 대형 은행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기관에서 자영업자 지원 사업자 대출 심사를 느슨하게 진행하는 점을 악용했다. 금융기관의 심사가 형식적인데다 사업장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세금계산서 발행 상대 업체에 대한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는 허점을 이용한 것이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직접 보완 수사를 통해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의 목적이 매출자료 조작을 통한 대출 사기라는 점을 확인하고 진범과 금융 브로커, 대출의뢰인 모집책 등 공범을 찾아냈다”며 “공범 등에 대한 추가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이 9월부터 시행되면 경찰 송치 사건의 경우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만 검찰의 보완수사가 제한돼 이 같은 추가 범죄 확인이 사실상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원모기자 onemore@donga.com
유원모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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