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아이들이 위험하다…초5·6 32% “더 우울해져”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3일 12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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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6학년 학생 3명 중 1명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우울한 마음을 더 크게 느낀다는 교육 당국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 직전인 지난 2월 초 조사에서 중등도 이상 우울감을 호소하는 학생이 12.2%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산하 한국교육환경보호원이 지난 2월11~18일 초·중·고 학생 34만1412명을 대상으로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학생 정신건강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13일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학생들이 바깥 활동을 하지 못하면서 정신 건강이 악화됐다는 ‘코로나 블루’ 현상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이뤄졌다.

교육 당국이 코로나19와 직접 관련해 학생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위한 설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울감과 불안감에 대해서는 초등학생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우울(불안)해졌다’는 문항을 제시하고 아니다, 모름, 그렇다 3가지 답을 고르도록 했다.

그 결과 초등 5·6학년에서는 코로나19 이전보다 우울해졌다(‘그렇다’)고 답한 학생이 전체 32.4%, 그렇지 않다(‘아니다’)는 42.7%였다. 불안해졌다는 답변은 34.8%, 그렇지 않다는 46.6%였다.

학부모가 대신 응답한 초등 1~4학년에서는 자녀가 코로나19 전보다 우울해졌다 25.4%, 불안해졌다 23.8%로 나타났다. 우울해지지 않았다는 57.3%, 불안해지지 않았다는 63.4%였다.

같은 조사에서 중학생과 고등학생에게는 ‘지난 2주일 동안 7일 이상 우울(불안)감을 느낀다’는 문항을 제시했다. 이 문항에 그렇다(중등도 이상)고 답하면 평소에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본다. 정신과 전문의들도 이 문항과 상담 등을 고려해 우울증을 진단한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이 문항에 그렇다고 답한 중학생은 우울 10.6%, 불안 6.0%였다. 고등학생은 우울 14.7%, 불안 8.5%로 조사됐다.

심리·정서적 문제가 생겼을 경우 도움을 준 사람이 없었다는 학생도 17.6%로 조사됐다. 가족(67.9%), 친구(26.7%)에 이어 17.6%로 세 번째로 답변 비율이 높았다. 교사는 10.6%, 전문가는 4.1%에 머물렀다.

코로나19 이후 학업 스트레스가 늘어났는지 묻는 문항에서 ‘늘어났다’고 답한 비율은 평균 43.2%였으며, 초5·6이 43.9%로 가장 높았다. 고등학생 43.7%, 중학생 39.8%, 초1~4(학부모) 44.5%였다.

친구와의 관계가 나빠졌다는 답변은 평균 31.5%, 선생님과의 관계가 멀어졌다는 답변은 평균 20.3%였다. 학부모가 답한 초1~4에서 교우관계와 선생님과의 관계가 악화됐다는 답변이 각각 43.2%, 26.0%로 가장 높았다. 학생이 답한 연령층에서는 초5·6이 교우관계, 교사관계 33.4%, 25.1%로 각각 최고였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인터넷·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늘었다는 답변이 평균 73.8%로 조사됐다. 변화 없음은 24.9%였고 줄었다는 1.3%였다.

이번 조사는 초1~4는 학생 본인이 아닌 학부모가 자녀를 바라보는 시선에 가깝고, 처음 이뤄진 조사라 악화됐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우울감,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교육과정 내 우울·불안, 생명존중 6차시 교육을 내실화하고, 시도교육청 등이 개발한 심리·정서 지원 교육 프로그램 40종을 학교와 학급에 보급한다.

코로나19 확진 학생에게는 심리상담과 주말 체육,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해 마음이 아픈 곳이 없는지 살피고 회복을 돕는다.

극단 선택 등 위기학생을 대상으로 24시간 문자상담 서비스 ‘다들어줄개’를 운영하며 전문기관과 연결해 치료비 85억원을 지급한다.

교육 당국이 정기적으로 표본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는 검사 문항 등 도구를 개편해 오는 2025년부터 새로운 검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올해 하반기까지 학교 응급심리 지원 지침을 개편하고 ‘코로나 블루’를 해결하기 위한 학생건강 정책을 담당해 추진할 가칭 ‘학생건강증진센터’를 설치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길어진 코로나 상황이 우리 학생들의 심리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교육부는 심리정서 지원을 고위험군 학생 치료에 우선 집중했는데, 교육청과 협의해 일반학생 대상의 맞춤형 지원이 훨씬 강화되도록 방안을 구체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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