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의사면허도 박탈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5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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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뉴스1
부산대가 5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30)의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을 취소했다. 2019년 8월 조 씨의 부정입학 의혹이 제기된 지 2년 8개월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부산대는 이날 오후 대학본부 6층 회의실에서 차정인 총장과 단과대학장 등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교무회의를 열고 조 씨의 2015학년도 의전원 입학취소 예비행정처분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 씨의 입학은 취소됐고, 학적을 말소하는 처분이 내려졌다.

부산대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3시간 동안 진행됐고, 차 총장은 회의 직후 조 씨의 입학취소처분안 등을 최종 결재한 뒤 조 씨 측에 결과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관계자는 “대학이 발표한 입시요강은 공적 약속”이라며 “대학 스스로 이를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차정인 부산대 총장이 5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대학본부 교무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부산대는 이날 교무회의를 통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취소 여부 최종 결정을 위한 안건을 심의한다. 2022.04.05 뉴시스
차정인 부산대 총장이 5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대학본부 교무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부산대는 이날 교무회의를 통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취소 여부 최종 결정을 위한 안건을 심의한다. 2022.04.05 뉴시스

이날 부산대는 조 씨의 경력을 모두 허위로 판단하고, 의전원 입학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조 씨가 입학한 2015학년도 부산대 의전원 신입생 모집요강에는 ‘제출 서류의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를 경우 불합격 처리한다’고 규정됐다.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의 확정 판결을 받은 조 씨의 어머니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재판 결과에 따라 △동양대 총장 표창장 △공주대·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경력 등을 조 씨가 입학서류에 허위로 기재했기 때문에 입학을 취소해야 한다는 게 부산대의 결정이다.

조 씨의 부산대 부정입학 의혹은 2019년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졌다. 1심 재판부가 조 씨의 입시에 사용된 ‘7대 스펙’이 모두 허위라고 판결하면서 교육부가 지난해 3월 부산대에 의혹 조사를 요구했고, 부산대는 지난해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입학공정위)를 구성해 4개월간 조사를 벌였다.

부산대는 이를 토대로 같은 해 8월 조 씨의 입학을 잠정적으로 취소하는 ‘예비행정처분’을 내렸다. 이후 부산대는 조 씨 측의 의견을 듣기 위해 외부 청문주재자를 선정했으며, 청문주재자는 올 초 두 차례 청문을 진행한 뒤 의견서를 지난달 부산대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조 씨의 의사면허 박탈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복지부 측은 “부산대 입학 취소가 최종 확정되면 행정절차법에 따라 의사면허 취소 처분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조 씨가 부산대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내고 법원이 효력정지가처분 결정을 내리면 최종 판결 때까지 면허를 유지할 수 있다. 조 씨는 2020년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과 올 1월 필기시험에 합격했으며 한국전력 산하 한일병원에서 인턴과정을 밟았다.

한편, 조 씨의 입학취소를 최종 판가름내는 교무회의를 앞두고 부산대 정문 앞에서 “입학취소 찬성” “취소 반대” 등을 촉구하는 집회 2개가 동시에 벌어졌다. 정문을 앞에 놓고 좌측에는 진보성향의 시민단체인 ‘부산당당’이 조민 입학취소 반대를, 우측에는 ‘정의로운 사람들’이라는 단체가 부산대에 입학취소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 것이다. 단체마다 20명 상당이 참석했다. 한 시민이 ‘정의로운 사람들’ 앞에서 “김건희(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배우자)는 어떻게 할 거냐”고 큰소리로 외치자 “조 씨 입학 취소 집회에서 그 이름이 왜 나오냐”며 거세게 항의하는 등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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