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청년들 마음건강 집중관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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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올 지원대상 7000명으로 확대
취업난 심화-비대면 우울감 호소
작년 정신건강 상담 10만건 넘어

지난해 서울 자치구가 운영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 25곳의 청년(19∼38세) 상담건수는 10만138건. 1995년 강남구에 첫 센터가 생긴 뒤 연간 상담건수가 10만 건을 넘긴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4만481건)에 비해 2.5배로 늘었다.

서울시가 우울, 불안 등의 증세를 보이는 청년을 위해 온라인 자가검진, 전문기관 협업 치료에 나서기로 했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갈수록 취업난이 심화되고, 대면 활동까지 줄면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긴급 대책이다.

○ 정신건강 지원 확대… 고위험군 실시간 관리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 점수 △우울 위험군 비율 △자살 생각률 등을 조사한 결과 전 연령대에서 20, 30대 청년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시는 불안, 우울, 무기력함 등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먼저 ‘청년 마음건강 관리’ 대상자를 지난해 2000명에서 올해 7000명으로 늘렸다. 대상자로 선정되면 심리, 정서와 관련된 전문상담 등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자가검사’도 올해 처음 도입한다. 청년들의 마음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성격검사 프로그램이다. 정신건강 관리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대면 방식이 아닌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사전 온라인 마음건강 자가검진도구(MMPI-2-RF)’ 조사를 한 뒤 마음건강 상태를 △일반군 △준위기군 △고위기군 등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맞춤 지원한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고위기군을 중심으로 실시간 집중관리도 한다.

인지 왜곡 수정, 습관 형성 지원 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진행하는 치료 프로그램을 ‘디지털 마음건강 관리 앱’으로 만들어 올 하반기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반군 및 준위기군 청년 500명에게 시범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담당 상담사의 모니터링 등을 통해 청년 마음건강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심한 우울감을 느끼는 고위기군은 심리장애 치유에 특화된 ‘임상심리사’를 늘려 집중 관리한다. 전문치료가 필요한 청년에겐 시 협업 의료기관(224곳)과 연계해 치료를 제공하는 데 1인당 8만 원의 치료비도 지원한다.

○ 이달 30일까지 1차 참여자 모집

시는 올해 ‘마음건강 관리 대상자’를 4차례에 나눠 모집할 예정이다. 1차 참여자는 전체 모집 인원 7000명 중 2000명이다. 1차 참여자부터 온라인 사전 자가검진 도구를 활용해 마음건강 상태별 맞춤 지원을 받게 된다.

이달 30일까지 서울청년포털(youth.seoul.go.kr)을 통해 신청을 받는다. 서울에 주소를 둔 정신건강 지원이 필요한 만 19∼39세 청년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청년들이 느끼는 우울감은 사회적 관심 없이 방치되면 가정과 사회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전문적 치료를 포함해 청년들이 건강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서울시#코로나 블루#청년 마음건강#우울#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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