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료원 끝내 파업 돌입…“코로나19 병상 운영 차질 우려”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17일 14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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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의료원 노조가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사측과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군산의료원은 전북 지역 전체 코로나19 병상의 약 25%가량을 책임지고 있어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북본부와 군산의료원지부는 17일 오전 전북도청 앞에서 ‘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전북도의 공공의료를 책임지는 도가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에서 도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파업만큼은 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사측이 워낙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결국 파업에 돌입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앞서 지난 16일 오후 2시부터 10시 50분까지 9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3차 조정회의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중지됐다.

이로써 노조는 이날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참여 인원은 군산의료원 직원 530명 중 필수인력 등을 제외한 260여명으로 파악됐다.

단체에 따르면 군산의료원은 1998년부터 2013년까지 원광대학교병원에 위탁되면서 임금체계·직제가 위탁병원 체계로 변경됐다. 이후 2014년 전북도 직영 병원으로 전환됐다.

이에 노조는 열악한 임금 및 직제 개편, 공무직 처우 개선 등을 위한 교섭이 결렬되자 지난달 23일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했고, 지난 8일 한차례 조정연장을 통해 이날 3차 조정회의를 진행했다.

노조는 “노조의 거듭된 양보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기본 입장을 고수하거나 오히려 후퇴한 안을 제시하며 조정을 파행으로 이끌어 결국 전북지노위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산의료원은 올해 100억에 달하는 흑자를 기록하는 등 지난 3년간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는데도 2020년 노사합의로 임금 및 직제개편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결국 병원은 이번 교섭에서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저임금과 열악한 처우 개선의 원인인 임금과 직제 개편을 거부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2년 동안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인 군산의료원 의료진들에게 돌아온건 약속 불이행 뿐”이라며 “수많은 양보와 파업 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에도 파국으로 끌고간 모든 책임을 전북도와 군산의료원이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군산의료원 지부장은 “코로나19로 막중한 시기에 파업으로 내몰려 많이 염려스럽다”며 “우리 노조도 파업을 원하지 않았으나 병원장과 도지사가 사태해결을 위해 결단을 내리기 전까지 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노사 모두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파업을 진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나머지 인원만으로도 코로나19 병동 운영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의료 역량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파업이 장기화하면 비조합원들의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북에서는 최근 하루 1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으며, 병상 가동률도 85%대를 보이고 있다.

[군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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