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Ⅱ 선고결과 주목…“의·치·약학대 당락 바뀐다”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15일 1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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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15일 오후 2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 소송 1심 선고를 할 예정인 가운데, 법원이 수험생 손을 들어줄 경우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 당락이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평가원은 법원의 판결 결과에 따라 이날 오후 6시부터 생명과학Ⅱ를 응시한 수험생에게 온라인으로 성적표를 제공할 예정이다.

학원가에 따르면 논란이 된 생명과학Ⅱ 20번은 2점짜리 문항이다. 법원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손을 들어주면 기존 정답(5번)을 유지한다. 이 경우 이 과목의 최고 표준점수는 69점, 1등급 구분 표준점수는 65점이 된다.

반대로 평가원이 패소할 경우 20번 문항은 모두 맞는 것으로 처리된다. 이 경우 표준점수는 당초 20번 문항에서 5번 선지를 선택했던 수험생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에 달렸다.

표준점수는 쉽게 말해 평균에서 내 원점수(50점 만점)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나타내는 점수다. 어려우면 최고 표준점수가 높아진다. 수험생의 점수가 모두 2점씩 오르면 평균이 오르고, 표준점수가 낮아질 수 있다.

종로학원은 자체 추정 결과, 해당 문항의 정답률을 25% 내외로 보고 있다. 전원 정답 처리할 경우, 평균은 2점에 75%(0.75)를 곱한 1.5점 가량 오른다. 이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은 1~2점 내외 줄어든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고3 재학생을 포함하면 기존 정답률은 10%까지 내려갈 수 있고, 그만큼 평균과 표준점수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생명과학Ⅱ 응시자는 6515명으로 전체 수험생1.4%에 불과하다. 하지만 입시전문가들은 대학 입시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예컨대 서울대는 의과대학을 포함한 자연계열 정시 전형에 지원하려면 ‘서로 다른 분야의 과학탐구 영역 Ⅰ,Ⅱ 조합 또는 Ⅱ 2개 과목’을 응시해야 한다. 과학탐구에서 Ⅱ 과목을 적어도 1개는 봐야 한다는 것이다.

선택과목별 응시자 수를 보면 물리Ⅱ 3005명, 화학Ⅱ 3317명, 지구과학Ⅱ 3570명 순이다. 모두 생명과학Ⅱ(6515명) 절반 수준에 그친다.

입시업계에선 의·치예, 약학대학 등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 선호 학과는 정시에서 표준점수 1~2점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일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서울대는 당장 대학 자체 변환 표준점수가 아닌 평가원 수험표 상의 표준점수를 그대로 활용, 2개 과목의 합에 0.8을 곱한 점수를 전형에 활용한다. 총점 최대 1.6점이 오르거나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수시전형 수험생도 가채점 결과와 자신의 등급이 달라질 수 있다. 기존 1등급 구분 표준점수 구간인 64~65점에 머물고 있는 수험생은 359명이다. 만약 1점이 더 내려가면 2등급컷(63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단순히 자연계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 첫 해라 교차지원이 가능해서다. 서울권 대학들은 자연계열 학과에서 과학탐구 응시를 조건으로 걸고 있지만 인문계열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전년도 수능에선 자연계열 수험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가형’ 만점자가 971명이었으나, 올해 ‘수학’은 2.78배인 2702명이었다. 이들 중 과학탐구 영역 성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험생이 경영, 경제학과 등 상경계열에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 모의지원 결과 지난해 인문계열에 교차 지원한 자연계열 수험생이 전체 7.5%에 불과했다면, 올해는 23% 정도가 나온다”고 전했다. 교차 지원에 대한 관심도가 지난해보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크게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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