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기 버거웠는데… “인강이 희망의 빛”

박창규 기자 입력 2021-11-26 03:00수정 2021-11-26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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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취약계층 청소년에 ‘무료 인강 지원’ 서울런 개시 3개월
학생들이 온라인 학습사이트 ‘서울런’을 통해 강의를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의 한 인문계고에 다니는 2학년 김지민(가명·17) 군은 2학기 중간고사 결과가 기대했던 것보다 잘 나와 뿌듯하다. 9월경 온라인 학습사이트 ‘서울런’에 가입한 뒤 인터넷강의(인강)를 열심히 챙겨 들은 결과 1학기보다 성적이 오른 것. 김 군은 “다른 친구들처럼 ‘일타’ 강사의 강의를 들으며 ‘나도 이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며 “서울런은 내게 깜깜한 밤에 만난 한 줄기 빛 같다”고 했다.

사실 그는 얼마 전까지도 종종 막막함을 느꼈다. 공부를 하면서 학원이나 인강 같은 도움이 절실했지만 홀로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께 금전적인 부담을 드릴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 미생물을 연구하는 학자가 되겠다는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그는 “다른 친구들처럼 ‘학원에 보내 달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가도 엄마께 죄송해 참고 또 참았는데 지금은 큰 짐을 덜었다”고 말했다.

○ 이용자들 “희망 줘 감사, 사업 계속 이어지길”
서울시가 8월 27일 첫선을 보인 온라인 학습사이트 서울런이 다음 달 4일이면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0일을 맞는다. 서울런은 공부할 의지가 있더라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비용이 드는 양질의 강의를 듣기 어려운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전문업체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수강권을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신청은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24일 현재 서울런 가입자는 8039명이다. 무너진 ‘교육 사다리’를 복원해 계층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선보인 서비스인 만큼 저소득층 학생들의 가입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런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후기를 들어보면 만족한다는 반응이 상당수였다. 한 중학생 이용자는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당황스럽지만 학교에서 쉬는 시간이 짧아 선생님께 묻는 것도 한계가 있었는데 서울런이 자신감을 줬다”며 “나에게 희망을 준 서울런처럼 커서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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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수(가명·22) 씨는 서울런과 함께 접었던 대학 입학의 꿈을 다시 키우고 있다. 그는 “8월경 게시판에서 서울런 홍보 포스터를 보고 ‘이건 하늘이 내게 주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박 씨는 고교 1학년 때 학교를 나온 뒤 각종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지내다 작년부터 대학 입학을 목표로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비용 때문에 학원에 다니거나 인강을 듣기가 버거웠던 것. 그는 “시간을 쪼개 일과 공부를 병행하던 와중에 서울런을 알게 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됐다”며 “이 사업이 계속 진행돼 다른 친구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경제적 여건 때문에 꿈 포기 안 하게 지원”
서울시는 내년에도 서울런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168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온라인 교육플랫폼 구축·운영에 113억 원, 멘토링 사업에 55억 원을 쓸 계획이다. 서울런을 서울의 대표 평생교육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나간다는 게 서울시의 생각이다.

서울시의 바람대로 사업이 지속돼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희망을 주는 사다리로 자리 잡으려면 예산안을 심사하는 시의회의 협조가 필수다. 이대현 시 평생교육국장은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경제적 여건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서울시가 든든한 학습 지원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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