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가해 학생선수, 내년부터 ‘체육특기생’ 지원 못한다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1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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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철인3종 故최숙현 선수의 극단적 선택부터 여자배구 이다영·이재영 자매의 ‘학폭 미투(#MeToo)’까지 체육계 폭력 사건이 잇따르자, 교육부가 2023학년도 중·고교 입시부터 학교폭력 가해자의 체육특기자 지원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제22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고 ‘학생선수 폭력피해 전수조사 결과와 후속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감독과 동료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스스로 세상을 떠난 최 선수의 사망 이후 체육계 학교폭력 피해 조사를 매년 정례화해 실시하고 있다.

지난 7월26일부터 한 달 간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뤄진 올해 조사에는 초·중·고 학생선수 6만1911명 중 5만4919명(88.7%)이 참여했다. 지난해 응답률(93.3%)보다는 줄었다.

조사 결과 5만4919명 중 351명(0.63%)이 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실태조사 응답률인 680명(1.2%)보다 감소한 수치다.

유형별로 보면 신체폭력은 줄었지만 언어폭력은 오히려 늘었다. 신체폭력 비중은 작년 47.9%에서 올해 30.3%로 감소했지만 언어폭력은 지난해 42.7%에서 올해 51.7%로 그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선수 절반 이상이 올해 언어폭력을 경험한 셈이다.

언어폭력 증가폭은 중·고등학교에서 더 컸다. 초등학교의 언어폭력 비중은 48.9%에서 48.3%로 줄어든 반면 중학교 언어폭력 비중은 지난해 37.3%에서 올해 52.3%로, 고등학교는 37.7%에서 55.1%로 늘었다. 중학교에선 성폭력 피해 응답률도 2.7%에서 8.4%로 3배 이상 뛰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폭력 정도가 심각하거나 조직적 은폐·축소가 의심되는 사안에 대해 교육부·교육청 합동 특별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2023학년도 중·고교 입시부터는 심각한 학교폭력 가해 전력이 있는 학생선수는 체육특기자로 선발되지 않도록 선발 제도도 개정한다. 학교폭력 전력으로 중·고등학교 때 선수생활을 하지 못하면 대학·프로 선수로 진입하는 데도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다.

한 대학 축구부 지도자는 “지금은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며 “아무리 실력이 있고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더라도 대학 팀이나 프로 구단에서 선뜻 영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학생선수 폭력 등 교육현장의 신뢰를 훼손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원칙에 근거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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