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금지” “환불만 수백만원”…‘4단계+α’에 풋살·헬스업종 패닉

  • 뉴스1
  • 입력 2021년 7월 30일 0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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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네자리 수를 기록하고 있는 25일 서울 마포구 와우홍대길 일대가 한산하다. 2021.7.25/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네자리 수를 기록하고 있는 25일 서울 마포구 와우홍대길 일대가 한산하다. 2021.7.25/뉴스1 © News1
수도권에서 유지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8월8일까지 2주 연장된 가운데, 이른바 ‘4단계+α’로 문을 닫게 된 일부 업종은 패닉에 빠졌다. 최소 인원이 필요한 팀스포츠의 경우 예외를 인정했으나, 2주 연장과 함께 예외가 적용되지 않으면서 예약건을 환불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친족만 49명까지 허용되면서 일부 예비신혼부부들이 결혼식 날짜를 미뤘지만, 친족과 관계없이 다시 49명까지 참석할 수 있도록 바뀌면서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같은 업종임에도 “어느 가게는 되고, 어느 가게는 안되고”라는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3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3일 수도권 지역에 적용 중인 거리두기 4단계를 26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2주간 연장했다.

2주 연장 조치와 함께 큰 타격을 입은 곳은 팀스포츠 업종이다. 4단계 격상에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지침에 따라 팀스포츠는 경기 인원의 1.5배까지 모일 수 있었다. ‘최소 인원이 필요한 스포츠 경기’는 사적모임에서 예외 사례로 적용함에 따른 것이다. 일례로 풋살을 포함한 팀스포츠는 경기 인원의 1.5배까지 모일 수 있다. 풋살은 10명의 1.5배인 15명, 야구는 18명의 1.5배인 27명까지 모일 수 있었다.

그러나 4단계 2주 연장과 함께 사적모임 예외 대상에서 제외되며 이미 예약한 손님들에게 단체 환불을 하며 절규하고 있다. 많게는 수백만원을 환불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경기도에서 야외풋살장을 운영하는 박모씨(31·남)는 “예약을 취소하지 않으면 할인해주는 방안도 있지만, 언제 다시 영업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손님들의 편의를 생각하면 환불해주는 방안밖에 없다. 많게는 수백만원이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속상해했다.

이어 박씨는 “어떠한 사전 교감도 없이 언론 기사를 보고 당장 문을 닫아야 하는 게 매우 유감”이라며 “직원들의 월급을 줄 수도 안 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 평소의 50%를 지급하기로 했는데, 8월8일에 또다시 연장되면 단체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업주들 사이에서는 “풋살장에서 하는 건 불가능하고, 사적으로 주말에 동네 학교 등에 모여서 풋살을 하는 것은 사실상 단속할 수 없는데 무엇이 다르냐”라는 말도 나온다.

서울 송파구에서 풋살장을 운영하는 A씨는 4단계 연장 이후 15건의 예약 취소, 약 280만원의 피해를 봤다. 서초구서 풋살장을 운영하는 B씨는 7월 한달만 500만~600만원 손해를 봤다. 풋살장 운영에 들어가는 관리 비용, 인건비가 포함된 금액이다.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당초 4단계에 따라 정부는 결혼식·장례식 참석인원을 친족에 한해 49명까지 제한했으나 2주 연장 조치와 함께 지인도 참석할 수 있도록 친족과 상관없이 49명으로 일부 완화했다.

이번달 결혼식을 올리려 했으나 4단계 격상에 따라 날짜를 미뤘다는 직장인 C씨(31·남)는 “위기 상황일수록 일관된 규정으로 유지해야 할 정부가 우왕좌왕해서 이미 결혼식을 미뤄버렸다”라며 “어떤 업종은 되고 어떤 업종은 안되고 형평성이 맞지 않은 것 같아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영업정지는 피했지만 샤워장을 사용할 수 없는 헬스장업계 내에서도 형평성 문제가 대두됐다. 헬스장은 4단계 격상에 따라 샤워실 이용이 금지됐는데, ‘목욕업’으로 등록한 헬스장의 경우 목욕탕과 같이 샤워실 이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샤워장 사용 금지를 회원들에게 통보해도 몰래 사용하는 회원들이 많아 ‘강제 환불’해주는 경우도 빈번하다. 헬스장 관장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는 몰래 샤워실을 이용한 손님들에게 문제 확대를 피하기 위해 강제 환불해줬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김성우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회장은 “폐쇄회로(CC)TV가 없는 헬스장은 단속이 힘들어 몰래 들어가 샤워하는 손님들이 있어서 아예 문을 잠궈버렸다고 한다”고 들려줬다.

수도권 내에서도 자치구에 따라 ‘종사자는 샤워를 허용한다’는 곳도 있어 헷갈린다는 지적도 있다. 원칙적으로 헬스장 내 샤워실 이용은 금지되지만 종사자의 경우 예외를 허락하는 자치구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 헬스장 종사자들은 “땀 흘리는 건 회원들과 똑같은데, 샤워를 할 수 없어 집에서 샤워를 하고 다시 나온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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