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서예작품 올라탄 아이, 사진 찍은 부모…작가는 “괜찮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5-06 09:57수정 2021-05-0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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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JTBC
어린이 2명이 미술관에 있는 작품에 올라타 훼손을 시키고 있음에도 아이를 제지하기는커녕 사진을 찍어주는 부모의 모습이 발견되면서 논란이 됐다.

경북 경주솔거미술관에 따르면 3월 17일 박대성 화백의 특별기획전 ‘서화(書畵), 조응(調應)하다’에서 어린이 관람객 2명이 전시관 한가운데 있는 작품 위에 눕거나 무릎으로 문지르고 다녔다. 그런데 이를 발견한 아이들의 아버지는 아이들의 행동을 말리지 않고 오히려 그런 아이들의 사진을 찍었다.

아이들이 훼손한 작품은 통일신라시대 최고 명필로 꼽혔던 김생의 글씨를 모필한 것으로 가로 39cm, 세로 19.8m에 달하는 대작이다. 경북 봉화군 태자사 낭공대사탑비의 글씨를 그대로 따라 썼다. 두루마리 형태로 액자에 넣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작품 가격은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전시관에서는 작품과 관람객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안전선을 제거한 상태였다. 다만 작품 옆에는 ‘눈으로만 감상해달라’는 안내문이 있었다. 작품 훼손 사실을 발견한 미술관 측은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을 통해 아이들과 아버지를 찾아내 항의했다. 아버지는 “작품을 만지면 안 되는지 몰랐다”고 사과했다.

미술관 측은 작품 훼손 사실과 함께 아이 부모의 사과를 박 화백에게 전했다. 박 화백은 아이가 그랬다는 말을 듣고 문제 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화백은 JTBC에 “나도 손주들이 있는데 아이들이 다 그렇지 않겠냐.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며 “어른들이 조심해야 한다. 우리 관람 문화가 좀 더 나아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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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화백은 작품 복원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박 화백은 “(작품에) 자국이 남아있다고 하는데 그것도 하나의 역사이지 않겠나”라며 “복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생각은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박 화백은 전시를 마친 뒤 작품을 약간 손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대성 화백의 기획전은 6월 20일까지 이어진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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