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아동학대범죄 공소시효, 성년되기 전까지 정지”

뉴시스 입력 2021-03-17 09:43수정 2021-03-17 10:02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재혼한 부인이 낳은 자녀, 상습폭행 혐의
엇갈린 1·2심…"일부 범행, 공소시효 완성"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아동학대범죄의 공소시효는 해당 아동이 성년이 되기 전까지 정지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또다시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08년 3월부터 2016년 9월까지 23차례에 걸쳐 A군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김씨는 B씨와 재혼한 뒤 전 남편과 낳은 A군을 입양했다. 김씨는 A군이 운다는 등의 이유로 얼굴을 때렸으며, 이를 말리는 B씨와 다른 자녀 C군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기사
1심은 “8년이 넘는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인 폭행이 있었다”라며 “폭행과 학대를 부부싸움 중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거나 훈육의 일환으로 보는 김씨의 인식이 매우 좋지 않다”며 징역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반면 2심은 김씨의 일부 범행의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으며, 공소시효도 지났다며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 12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의 재범예방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폭행이 이뤄진 일시와 장소, 방법에 관해서는 피해아동의 구체적인 진술이 없어 김씨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있어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고 했다. 아동학대범죄는 공소시효가 7년인데, 지난 2009년 종료된 범행은 8년 뒤인 2017년 기소됐으므로 면소 판결해야 하는 것으로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소사실이 충분히 특정됐으며,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행 일시와 장소가 구체적으로 특정돼 있다”라며 “개략적인 범행 방법이 특정돼 있고, 김씨는 당시 피해아동이 다른 곳에 거주하고 있었다고 다툴 뿐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만들어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34조도 언급됐다. 이 법은 공소시효가 완성돼 아동학대범이 처벌받지 않는 것을 막기 위해, 피해아동이 성년이 되기 전까지 공소시효를 정지하도록 규정한다.

비록 법에는 어느 시점의 범죄 행위까지 소급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은 없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 2016년 법이 시행된 2014년 당시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아동학대범죄에도 소급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에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2017년까지 A군이 성년에 달하지 않아 공소시효의 기간이 지나지 않았음이 명백하다”면서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 행위에 대해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봐 면소를 선고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서울=뉴시스]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