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온라인클래스는 먹통이었어요. 이날까지는 반드시 정상화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지난주와 똑같은 상황입니다.”(충남 A고교 교사)
전국 학교가 개학 2주차를 맞았지만 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혼란의 ‘주범’은 EBS 온라인클래스와 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e학습터. 원격수업에 꼭 필요한 도구들이지만 준비 부족으로 여러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주말 동안 온라인클래스의 학생 출결과 진도율 등 기능 개선을 끝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오전 운영 장애도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충남의 한 고교 교사가 알려온 상황은 달랐다. 이 학교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수업 관리 기능에 오류가 발생했다. 접속 지연으로 학생들이 1시간가량 시스템에 로그인을 못 하는 곳도 있었다. 현장 교사들은 이번 혼란을 ‘교육부가 자초했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개편된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는 개학 당일 개통했다. 교사들은 연수도, 시범수업도 해 보지 못했다. 서울 B고교의 50대 교사는 온라인클래스 진행 상황을 묻는 기자에게 “솔직히 뭐가 문제인지 파악도 못 하겠다”고 하소연했다.
교육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온라인클래스 개발과 운영은 EBS에서 맡고 있고 저희(교육부)는 지도, 감독 책임”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 프로그램을 올해 공공학습 관리 시스템으로 바꾸는 데 국고와 지방비를 합쳐 37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공공학습 관리 시스템 개편에 교육부 책임이 없다면, 대체 누구 책임인지 되묻고 싶다.
지금 교사들은 하루하루가 걱정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개학 후 교사 741명을 대상으로 “현재 사용하는 원격수업 플랫폼이 안정적이냐”고 묻자 47.8%가 불안정을 겪는다고 답했다. 8월부터는 학교 계정으로 민간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을 40분 이상 사용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
하루빨리 현장의 혼란을 해결해야 할 상황에서 교육부가 EBS에 책임을 돌리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 교육의 책임자로서 지금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교육부 스스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책임 회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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