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대기 중 사망 속출…전국 곳곳 의료체계 붕괴 ‘빨간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8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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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북병원에 이동형 음압 병실이 마련되어 있다.

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서북병원 지상주차장 자리에 42병상 규모의 이동 병상을 설치할 예정이다. 2020.12.18/뉴스1
18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북병원에 이동형 음압 병실이 마련되어 있다. 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서북병원 지상주차장 자리에 42병상 규모의 이동 병상을 설치할 예정이다. 2020.12.18/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1000명을 넘어서면서 전국 곳곳에서 의료체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병상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확진자가 입원을 기다리다 숨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 부천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11일 확진 판정을 받은 70~80대 환자 3명이 최근 5일 사이 연달아 숨졌다. 모두 병상 배정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에는 아직 확진자 94명이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중이다. 울산에서도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90대가 입원하지 못한 채 사망했다. 사망자는 고혈압과 당뇨 등 4가지 기저질환이 있었다.

입원 대기 중 사망자가 이어지는 이유는 병상과 의료 인력이 부족할뿐만 아니라 급증하는 확진자를 각 병원에 배정하는 행정 의료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확진자가 1062명 쏟아진 18일 수도권에서 이틀 이상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환자는 약 400명으로, 사흘 전(14일·218명)보다 거의 배로 늘었다.

의료 체계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에 여전히 신중한 모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우선은 현재의 거리 두기 단계를 제대로 이행하는 게 급선무”라며 “각 지자체는 엄격한 법 적용으로 방역의 빈틈을 노리는 불법행위를 철저히 차단하라”고 말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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