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학습부진 체감 심각”…등교 축소에 다시 ‘우려’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25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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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대전 중구 소재 한 초등학교에서 2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뉴스1 © News1
지난달 20일 대전 중구 소재 한 초등학교에서 2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선 학교들이 등교수업을 다시 축소하면서 학습부진 우려도 커지고 있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실에서 학생들을 봐 왔던 초등학교 교사들은 공통으로 학습격차 문제가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소재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정모 교사는 “영어를 3년째 전담하고 있는데 학습부진이 심하게 느껴진다”면서 “지난 2년과 다르게 심각하게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행평가 결과를 받아들고서 정 교사는 깜짝 놀랐다고도 말했다. 평균 점수가 내려간 것은 둘째 치고 시험 문제를 읽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한 학생이 늘었기 때문이다.

정 교사는 “영어를 못 하는 학생이라도 같이 수업하면서 활동을 통해 배우고 친구들과 같이 익히는 과정이 있다”면서 “(원격수업으로) 그게 안 되니까 애들이 전혀 학습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서울 같은 경우 감염병 확산 우려로 좀처럼 등교수업을 늘리지 못했다.

추석 특별방역 기간 이후 비수도권에서는 전교생 등교를 하는 학교도 늘었지만 수도권 학교는 3분의 2 이내 등교로 제한됐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초등학교 1학년은 학교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매일 등교를 추진했지만 최근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등교수업이 불규칙하게 이뤄지다 보니 생활습관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서울 동작구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정혜영 교사는 “학습격차도 문제지만 생활습관이 무너지는 게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업 자세 등 생활지도도 중요한데 등교가 부족해서인지 필통을 안 가져오는 학생도 많아졌다”면서 “저학년에서도 수업 중에 엎드려 있거나 자는 학생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체감되는 학습격차 문제가 뚜렷해지면서 교사들은 학습부진 학생 지원에 나서고 있다.

서울 구로구 소재 한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서모 교사는 “온라인 학습이 안 되는 학생은 따로 학교로 불러서 교육하고 있다”면서 “교실에서 계속 공부했으면 부진이 안 생길 아이들”이라고 밝혔다.

교육당국도 학습격차 문제가 불거지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까지는 기초학력 별도 보충지도 학생은 학교 밀집도 기준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에서도 기초학력 전담 인력을 투입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학습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는 등 대응책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감염병 사태 종식이 불투명한 만큼 코로나19 확산으로 생겨난 학습부진 학생을 위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상윤 한국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 이사장(서울 봉은초등학교장)은 “기초학력 부진에 더해 사회관계성을 포함한 정서적 측면에서도 부진이 심각하다”면서 “이 학생들에게 맞는 교육과정이 수립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학습과 정서발달 측면에서 미달 학생에 관한 연구가 빨리 진행돼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부족함을 채울 별도 교육과정이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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