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300명대 ‘3차 확산’ 심상찮다…1·2차때와 다른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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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20일 0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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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3차 유행의 기로에 서있다.

국내 지역발생 1주간 일평균 확진자 100명 이상을 유행의 시작이라고 봤을 때, 대구·경북 중심의 1차 유행은 마치 ‘봉우리’처럼 확진자가 급증했다 내려왔다.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은 ‘완만한 구릉’의 형태를 띠었다.

그러나 최근 확산은 증가세 자체가 앞선 유행과 비교해 속도는 느리지만 묵직하게 늘어나는 모양이다. 마치 ‘산맥’처럼 규모가 크면서 장기화 국면으로 흐를 가능성이 엿보인다.

◇1차 유행, 미숙한 대응·신천지에 급증·급감…전국 퍼진 2차 유행 ‘긴 꼬리’

지난 2·3월 대구·경북 중심의 유행 당시 지역발생 1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100명 이상을 기록한 기간은 2월24일부터 3월17일까지 23일이었다.

1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200명까지 오르는데는 3일(2월24일 104명→2월27일 215명)이 소요됐다. 4일차부터 200명을 넘어선 것이다. 다시 300명(2월29일 368명)을 넘는 것은 이틀밖에 걸리지 않았다.

1차 유행에서 1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300명대가 넘는 대규모 확산은 2월29일부터 3월11일까지 12일간 진행됐으며, 3월6일에는 1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608명까지 이르기도 했다.

이후 마지막 300명대였던 3월11일 346명 이후 급격히 확진자가 줄었다. 일주일만인 3월17일 112명을 기록한 이후 두자릿수로 떨어졌다.

이와는 달리 8·9월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은 좀 더 완만한 곡선을 그렸다.

2차 유행에서 1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100명 이상 이어진 기간은 1차 23일보다 훨씬 긴 35일(8월17일~9월20일)이었다.

1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200명대로 오르는 것은 1차 유행과 같이 3일(8월17일114명→8월20일 213명)이 소요됐지만, 200명대에서 300명 선을 넘기는 것은 5일(8월25일 300명)이 걸렸다. 반면 300명대는 1차 때보다 짧은 9일(8월25일~9월2일), 피크를 기록한 8월28일도 332명 수준을 기록했다.

오히려 마지막 300명대였던 9월2일 300명 이후 200명대는 4일, 100명대는 14일 이어지면서 긴 꼬리를 형성했다.

1차 유행은 코로나19 대응에 아직 미숙했던 2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관련 대규모 집단감염을 맞으면서 확산 속도가 급속도로 올랐지만, 폐쇄적인 집단감염이라 오히려 통제가 수월했다. 신천지 확진자를 격리하면서 확진자수는 급격하게 줄었다. 유행의 흐름이 봉우리 형태를 보인 배경이다.

2차 유행도 사랑제일교회와 서울도심집회라는 집단감염이 주도했지만 규모면에선 신천지에 비교가 되지 않았다. 5213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왔던 신천지와 비교해 사랑제일교회와 서울도심집회 관련 확진자가 각각 1173명과 650명에 달했지만 5213명에 달했던 신천지에는 규모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대신 서울도심집회를 통해 확산이 전국으로 퍼져나가면서 확산 자체가 장기간 이어졌다.

◇천천히 올라가는 3차 확산…증가세 이어지면 1,2차보다 더 긴 확산 가능

이같은 1,2차 유행과 달리 최근의 확산은 마치 큰 산을 향해 올라가는 모습이다.

1주간 일평균 확진 100명대에서 200명으로 오르는데 앞선 두차례 유행 모두 3일밖에 걸리지 않은 것에 비해 3차 확산은 8일(11월11일 100명~11월19일 205명)이 지난 9일차에서야 200명대로 올라섰다.

지금 당장 확산세가 줄어든다면 두차례 유행과 달리 작은 언덕 수준에 그칠 수 있지만, 현재와 같은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3차 확산은 오히려 1,2차 유행보다 더 크고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19일 오전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일 신규 확진자는 최소 266명으로, 20일 0시 기준으로 집계될 신규 확진자는 300명대 중후반까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 역시 200명 선 이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확산이 이처럼 느린 속도로 증가세를 이어가는 것은 신천지나 사랑제일교회처럼 매머드급 집단감염 없는 가운데 규모는 작지만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수의 특정 대규모 집단감염이 확산의 중심에 있었던 1,2차 유행에서는 해당 집단감염만 통제하면 돼 역학조사가 용이했다. 이와는 달리 11월 유행은 전국에서 다양한 집단에서 감염이 일어나고 있어 이를 ‘추적-격리’하는 시스템 작동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추운 겨울·건조한 기후에 바이러스 생존력은 더 좋아졌고, 실내 활동이 증가하는 것도 최근 전국적인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유행 자체가 규모가 크고 길어지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가 커지고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민생경제 타격은 불을 보듯 뻔하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19일 기자단과 백브리핑에서 “현재의 집단감염은 일상 생활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선 국민들의 협조가 중요한 시기”라며 “약속이나 모임은 가급적 연기하거나 취소해달라. 마스크를 쓰기 어려운 다중이용시설 이용은 피해달라. 마지막으로 증상이 있으면 한시라도 빨리 검사를 받아달라”고 호소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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