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명 돼야 2.5단계 ‘뒷북 격상’…겨울 폐렴환자 겹치면 통제불능”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2일 13시 40분


코멘트
© News1
© News1
오는 7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2-3단계’에서 ‘1-1.5-2-2.5-3단계’로 개편된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19) 시대에 맞는 방역과 경제의 조화, 강화된 국내 의료체계의 대응 역량 등을 감안해 기준을 세분화했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개편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기준이 완화된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또 세분화로 더 복잡해진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국민·현장 인식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 등도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세분화에서 가장 우려되는 건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야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된다는 점”이라며 “2.5단계나 3단계 격상 기준인 400명 이상, 800명 이상이 되면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건 순식간”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7일부터 적용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총 5단계다. 운영 단계는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Δ1단계 수도권 100명 미만 Δ1.5단계 수도권 100명 이상, 비수도권 권역별 30명(강원·제주는 각 10명) Δ2단계 300명 초과(7일 연속) Δ2.5단계 400~500명 이상 Δ3단계 800~1000명 이상이다.

천 교수는 “400명 이상, 800명 이상되면 중환자뿐 아니라 일반환자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 많은 일반환자들을 어떻게 자가격리하고 통제하고 치료할 것인지 우려된다”며 “겨울이라는 특수성도 감안하지 않은 게 아쉽다. 이 시기에는 폐렴 환자가 굉장히 많이 입원한다. 병상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의료체계에도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고려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기준을 전 단계 대비 100~200명 이상일 때 올리는 것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의 기준을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개편에서는 격상 기준을 확진자 수로 잡아 놓았는데도 방역당국은 주평균 60대 이상 확진자 수, 중증환자 병상수용능력 등 추가적으로 단계 조정을 위한 보조 지표도 제시했다”고 했다.

이어 “보조 지표에는 구체적인 수치 제시 등이 없다. 당국이 이런 식의 지표를 다 따지다 보면 격상 여부에 대한 자의적 해석이 있을 수 있고 명확한 기준으로 단계를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복잡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대한 염려도 있었다. 방역당국이 좀 더 현장에서 쉽게 인식하고 준수할 수 있도록 간단 명료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천 교수는 “단계 세분화로 내용이 더 복잡해졌다”며 “(현장에서 인식하고 있으려면) 간단 명료해야 숙지가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세분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었다. 앞선 3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은 지난 5월 이태원 집단감염 사태를 계기로 마련된 것인데, 변화된 상황을 반영해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는 지난 5월 이태원 집단감염 사태를 계기로 6월에 만든 것이다. 당시에는 확진자 수가 20~30명에서 갑자기 300~400명으로 올라가는 것을 감안한 것”이라면서 “지금은 확진자 수가 100명대이기 때문에 앞선 사례를 감안하면 800명 이상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 장기적 대비를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