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WHO, 독감백신 25도 2~4주·37도엔 24시간 안전하다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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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9월 23일 21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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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접종용 독감 백신이 유통 과정 중 상온에 노출돼 접종 일정이 전면 중단됐다. 백신 유통을 맡은 신성약품 김진문 회장은 백신 중단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은 23일 오전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신성약품의 모습./뉴스1 © News1
국가접종용 독감 백신이 유통 과정 중 상온에 노출돼 접종 일정이 전면 중단됐다. 백신 유통을 맡은 신성약품 김진문 회장은 백신 중단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은 23일 오전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신성약품의 모습./뉴스1 © News1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25도에서 2~4주일, 37도에서는 24시간 안전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23일 밝혔다. WHO의 허가된 ‘백신 안전성 시험’ 자료에 명시됐다는 것이다.

질병청은 이날 오후 발표한 백신 예방접종 중단 사태에 대한 설명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예방접종 중단 사태가 발생한 국내 독감 백신은 상온에서 1시간 이내로 노출될 것으로 밝혀졌다. 질병청 설명대로라면 해당 백신은 안전성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방역당국 입장은 수차례 나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민께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실태를 조금 파악하면 (독감 백신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감 백신이 신성약품) 냉동차를 벗어나 운송된 시간은 1시간, 현실적으로는 10분 내외”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독감 백신의 경우 냉동차를 통해 지역거점까지 운반됐으나, 병원·보건소 등 개별 분배 과정에서 온도 유지를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상온에 노출된 시간과 물량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 현재 방역당국 조사가 진행 중이며, 최종 분석 과정에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 관련 비영리단체인 PATH(Program for Appropriate Technology in Health)의 2012년 자료를 보면 백신개발업체 사노피파스퇴르의 제품인 ‘박씨그리프주’는 25도에서 2주간 노출되면 단백질의 구조 변화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따라 단백질 분해 등 독감 백신의 효능에 큰 영향이 없을 가능성도 높게 보인다. 다만,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품질 검증을 꼼꼼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문제가 된 백신 제품을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의뢰받아 면역원성 등 효능 평가를 진행한다. 이후 외부 노출로 인한 세균 감염 등 안전성 검사도 진행해 전체적으로 사용에 이상이 없는지 재검토한다.

문은희 식약처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장은 “(독감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게 되면 품질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제일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효능을 나타내는 단백질 함량이 될 가능성이 높고, 더 광범위한 검사를 통해서 최종적으로 제품 전반의 품질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WHO 기준 등을 고려하면 백신 품질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높지만, 의사단체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개원의사 단체인 대한개원의협의회(이하 대개협, 회장 김동석)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상온에 노출된 독감 백신을 전량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개협은 이어 이번 백신 사태를 인재로 규정하면서, 안전성 평가를 통해 이상이 없는 백신을 예정대로 접종하려는 정부 계획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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