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돼도 집에 있어야…‘자택 격리’ 최악 시나리오 곧 현실로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30일 1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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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음압병실에서 환자 상태 체크하고 나오는 의료진의 모습.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2020.2.12/뉴스1
서울대병원 음압병실에서 환자 상태 체크하고 나오는 의료진의 모습.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2020.2.12/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상이 빠르게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이르면 다음 주중 수도권 병상이 동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교적 경증 환자를 수용하는 생활치료센터도 감염자 폭증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코로나19에 감염돼도 병상·생활치료센터 부족으로 자택에서 격리해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오는 양상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전날(29일)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 중심으로 감염병전담병원 전체 1118병상 중 76% 정도를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남은 병상은 430개에 불과해 최근 일일 감염자 수가 300명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입원치료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증환자 병상은 더욱 심각하다. 수도권에 확보된 329개 중 304개가 차(92.4%) 남은 병상은 25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남은 중증환자 병상 중 즉시 입원이 가능한 병상은 11개가 고작이다.

방역당국은 병상에 여유가 있던 수도권 재확산 초기에는 확진자 전원의 입원 치료를 원칙으로 했다. 그러다 확진자가 폭증하자 경증 환자는 생활치료센터로 보내기로 하는 등 고육지책에 나섰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삼성, LG그룹, SK, 한화생명 등 대기업들이 그룹 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는 등 도움에 나섰다. 하지만 생활치료센터 전환을 위한 준비 과정, 기간 등을 감안하면 입소 수요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재계의 도움으로 생활치료센터 확보에 숨통이 트였지만 가장 큰 변수는 확진자 추이다. 인구가 밀집돼있는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이미 신천지발(發) 사태로 홍역을 치른 대구를 넘어섰지만, 감염세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에 감염된 파주 일가족 5명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지 못해 집에서 자가격리 중인 상황이 전해지기도 했다. 다만 이 가족의 경우 부모가 어린 자녀와 함께 같은 센터에 입소를 원하면서 방역당국의 입소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감염 추세가 이어질 경우 생활치료센터 확보하는 속도가 신규 확진자 숫자를 따라오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천은미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 하루에 300~400명씩 나오는데 더 늘 수도 있다. 병상과 생활치료센터 부족 문제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대기업 연수원 등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그렇게 해선 한계가 너무나 뻔하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서울에 있는 상급 호텔·모텔 등 1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곳은 국가가 (비용을)지불해서라도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해야 한다”며 “지금 2인실에 30대, 60대가 함께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래선 안 된다. 고령층과 노년층 위주로 따로 방을 써야 하고 분리도 제대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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