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의 날씨 예보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노르웨이 등 해외 기상 예보 기관을 찾는 누리꾼들이 늘고 있다. 노르웨이 기상청은 트래픽 증가로 서버가 잠시 다운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11일 중부지역의 장마가 지난 6월 24일부터 이날까지 49일간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번 장마는 오는 16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기상청이 현대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장마가 길었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러나 기상청은 당초 올여름 날씨를 역대급 폭염이라고 예고했었다. 강수량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더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장마가 길어지며 이 같은 기상청의 예보는 크게 빗나갔다.
이처럼 기상청의 예보가 틀리자 누리꾼들은 ‘또다시’ 기상청을 불신하고 있다. 이에 노르웨이·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의 기상청이나 미국의 ‘아큐웨더’, 영국의 ‘BBC웨더’, 체코의 ‘윈디’ 등을 통해 날씨 정보를 얻고 있다.
노르웨이 등 유럽은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에서 활용하는 유럽연합(EU) 기상 위성이 관측한 자료를 토대로 한다. 누리꾼들은 해외 기상청의 예보가 우리나라 기상청 예보보다 더 정확하다는 이유로 이처럼 ‘기상 망명’을 하고 있다.
한편 우리 기상청은 더 정밀한 예보를 하기 위해 지난 4월 총 780억 원이 예산이 투입된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을 도입했다. 기존에 영국모델을 쓰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기상 특성을 고려, 더 정확한 예보를 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만든 것이다.
다만 한국형수치예보모델 도입 후에도 예보 정확도는 오르지 않았다. 도입 초기여서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아 맞춤형 예측값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누리꾼들은 “이 정도 예측이면, 기상청 없애고 노르웨이 기상청에 외주 주는 게 낫지 않을까”, “이러니 기상청 체육대회날 비가 오지”, “노르웨이 기상청 서버 터졌던데, 노르웨이 사람들은 진짜 황당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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