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다단계 최악의 유행 조합…“깊은 우려” 연일 경고음 울리는 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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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8월 9일 0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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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8월 둘째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깜깜이 유행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수해에 의한 대규모 이재민 발생과 함께 전국 초·중·고등학교 방학 기간, 여름휴가 극성수기 등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8일 낮 12시 기준으로 고양시 교회 2곳에서만 34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수도권과 교회 감염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기쁨153교회, 서울 다단계 연관성…종교 방역강화 완화 성급했다 비판도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유행을 경고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깊은 우려’라는 단어가 나온 배경은 감염경로가 수도권과 개신교 교회는 물론 다단계 판매업체까지 포함하는 최악의 조합으로 향해가고 있어서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고양시 기쁨153교회 관련해 3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18명”이라며 “역학조사 과정에서 서울시 강남구에 소재한 다단계 판매업체 엘골인바이오와 관련된 추가 확진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 설명대로라면 강남구 다단계 판매업체에서 먼저 코로나19 감염이 시작돼 교회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감염 연결고리는 향후 역학조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깊은 우려를 하고 있으며, 수도권 종교시설이나 소모임 관련해 환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며 “방역강화 조치를 푼 지 2주일 만에 (확진자를) 발견한 것으로 미뤄볼 때 연결고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한다”고 경고했다. 강남구 다단계 판매업체→수도권 교회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5~6월 수도권 개척교회 47곳에서 총 119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그중 일부 감염 사례는 다단계 판매업체와 감염 연결고리가 이어졌다. 종교시설과 다단계 판매업체 관련 확진자 중 상당수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이다. 방역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치명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8일 낮 12시 기준 신규 확진자 집단감염 사례는 Δ경기 고양시 기쁨153교회 Δ경기 고양시 반석교회 Δ서울 선교회 소모임 Δ서울 성동구 가족 모임으로 나뉜다. 그중 고양시 기쁨153교회와 반석교회 누적 확진자는 각각 18명, 16명이다. 서울 선교회도 4일 첫 확진자 발생 후 가족 1명이 같은 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기존 확진자 2명도 지난달 19일 선교회 소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돼 누적 확진자는 4명으로 늘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방역당국이 너무 성급하게 종교시설에 대한 방역강화 조치를 완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유사한 사례가 지속될 경우 방역대책 강화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도 지난 7일 브리핑에서 같은 입장을 밝혔다.

◇경제심장 서울 강남구 위험해졌다…수해·방학·여름휴가까지 골머리

최근 들어 대한민국 경제 분야 핵심 지역인 서울시 강남구에서 연이어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도 부정적인 신호다. 수많은 기업이 자리를 잡고 있고, 수백만명 유동인구를 고려하면 비수도권 집단감염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위험도가 높다.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발생한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는 7일 기준으로 Δ강남구 커피전문점/양재동 식당 Δ강남구사무실(유환DnC) Δ강남구금융회사 Δ강남구 V(빅토리아)빌딩·한화생명 관련 등 4건에 달했다. 기쁨153교회가 엘골인바이오로부터 시작한 감염으로 최종 밝혀지면 감염 사례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커피전문점·양재동 식당 집단감염과 관련성이 추정되는 곳은 강남구 V빌딩이다. 강남구 V빌딩은 7일 기준 서울에서만 1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마지막 감염자의 확진일이 방역당국이 7월 24일이다. 이는 방역당국이 교회 방역강화 조치를 완화한 날이다.

수도권 상황이 위태로운 데다 전국적인 상황도 여의치 않다. 수해에 의한 이재민이 전국적으로 3000여명이 발생했고,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3주일 기간으로 방학에 들어갔다. 여름휴가는 극성수기를 지나가고 있다. 전국 어디에서도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다. 방역당국이 ‘깊은 우려’라는 말을 반복한 것도 이런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까지는 이재민 임시대피시설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지 않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고속도로 휴게소와 워터파크, 해수욕장 등 여름휴가를 통한 감염 사례도 언제든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집중호우와 코로나 유행, 휴가철, 방학, 다중이용시설 방문 등 여러모로 건강 관리나 코로나(19) 유행이 우려되는 8월 두 번째 주말”이라며 “단 1명의 감염자로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 있어 경각심을 가지고 주의하고 배려하는 행동을 부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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