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이대로 계속 놔두나? 방역당국, 멈칫하다 화 키울라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29일 1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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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왕성교회 인근 양지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자들이 검체채취를 기다리고 있다. 2020.6.29/뉴스1 © News1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 인근 양지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자들이 검체채취를 기다리고 있다. 2020.6.29/뉴스1 © News1
수도권을 중심으로 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도 한번 발생하면 집단 감염으로 이어지는 교회발 감염 특성에 골머리를 앓는 모양새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42명을 기록했다. 그중 30명이 지역사회에서 발생했는데 종교시설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온 이유가 가장 컸다.

현재 교회발 집단 감염의 상황은 예측 불가인 형태로 마치 두더지처럼 곳곳에서 불쑥 터져나오고 있다. 가장 최근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와 경기 안양시 주영광교회의 누적 확진자는 27명과 18명이다. 이날 오후 감염 경로가 공개되면 누적 확진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경기 수원시 중앙침례교회의 경우 전날 신규 확진자 3명이 발생했는데 방역당국이 접촉자로 분류한 인원만 717명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초창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던 때처럼 당분간 교회 문을 닫아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태원 클럽과 쿠팡 부천물류센터, 방문판매업체발 집단 감염은 한차례 폭풍이 몰아친 뒤 안정세를 찾았지만 계속해서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교회의 경우 끊임없이 확진자를 발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주요 집단 발생 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종교시설 관련이다. 서울의 경우 만민중앙교회 관련 확진자가 41명이며 수도권개척교회 모임은 37명의 확진자를 발생시켰다. 동대문구 동안교회 및 PC방 관련은 28명, 왕성교회는 20명이다.

부산은 온천교회 확진자 39명이 가장 큰 집단 감염 사례이며 인천도 쿠팡 관련 확진자를 제외하면 수도권개척교회 관련 확진자가 57명으로 가장 많다. 경기도는 성남 은혜의강 교회 관련 확진자가 67명, 부천 생명교회 관련이 50명, 군포안양목회자모임 관련 확진자가 22명이다.

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쉽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밀폐된 공간에서 쉼없이 노래를 부르고 말을 한다는데 있다. 이 과정에서 비말(침방울)이 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교회들이 교인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당부하고 일정 거리를 띄어 앉아 예배를 보도록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실제로 18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주영광교회의 경우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교인들이 식사를 함께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발 집단 감염의 더 큰 매개지는 소모임이다. 소모임 집단감염은 처음 발견 당시에는 감염자 수가 적지만 상대적으로 뒤늦게 확인되는 특성 탓에 ‘N차 감염’으로 번질 위험성이 크다.

더욱이 교회 소모임의 경우 교인들의 유대감이 강해 코로나19 경계심이 낮은 것은 물론 여행과 성경 공부 등 활동도 활발히 진행돼 거리두기나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근 성경연구회, 성가대 등 정식예배가 아닌 소규모 모임에서 확진자가 대거 쏟아져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아울러 소모임에서 확진자가 나왔더라도 대부분의 확진자가 정식예배에도 참석하기 때문에 종교시설 내 접촉자 규모는 상당히 큰 편이다. 교회 내 집단감염이 위험한 이유 중 하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종교시설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데는 방역당국의 애매한 입장이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방역당국이 종교시설을 고위험시설에 포함할지 여부를 여전히 망설이고 있는데서도 드러난다. 종교시설을 고위험시설에 포함할 경우 교인들의 반발을 비롯, 종교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상황이 특수한 만큼 좀 더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수도권 대학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당국이 여러가지 고려를 너무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종교시설 내 소규모 모임 역시 예측이 가능했던 부분인데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교회 내 소규모 모임에서 많은 지역사회 감염이 이뤄지고 있다”며 “어떻게 적절히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집중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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