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쉼터 소장, 압수수색 후 ‘삶 부정당하는 것 같아’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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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7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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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 횡령 의혹 등에 휩싸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수사하는 검찰이 21일 서울 마포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해 출발하고 있다. 뉴스1
기부금 횡령 의혹 등에 휩싸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수사하는 검찰이 21일 서울 마포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해 출발하고 있다. 뉴스1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7일 숨진 채 발견된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A 씨(60·여)의 명복을 빌며 “고인은 특히 검찰의 급작스런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며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정의연은 이날 오후 부고 성명을 통해 “고인을 갑작스레 떠나보내게 되어 너무나 비통한 마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지난 2004년부터 최근까지 ‘평화의 우리집’에서 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연은 “고인은 개인의 삶은 뒤로 한 채 할머니들의 건강과 안위를 우선시하며 늘 함께 지내왔다”며 “심성이 맑은 분이셨고, 정성과 헌신으로 언제나 자신보다 할머니들이 우선이셨던 분”이라고 설명했다.

고인은 최근 기부금 사용 의혹 등 정의연을 둘러싼 의혹들에 힘들어했다고 한다. 정의연은 “무엇보다 언론의 과도한 취재경쟁으로 쏟아지는 전화와 초인종 벨소리, 카메라 세례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셨다. 항상 밝게 웃으시던 고인은 쉼터 밖을 제대로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생을 피해자들에게 헌신한 고인을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관심과 억측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정의연은 “유가족 측의 의견을 존중하며 명예롭고 정중하게 고인의 가시는 길에 예의를 다하겠다”고 재차 애도의 뜻을 전했다.

경기 파주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전날 오후 10시 30분경 주거지인 파주시 파주읍의 한 아파트 화장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타살 혐의점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평화의 우리집’을 압수수색한 바 있는 서울서부지검도 이날 애도를 표했다. 다만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해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며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규명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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