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 신축공사는 순조로운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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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희생만 강요하면 불참”
한국노총, 임원 3명 교체 등 요구
주주들은 합의 파기 예고에 우려… “상생협정 어기면 특단대책 강구”

30일 낮 12시, 광주 광산구 덕림동 빛그린산업단지 1공구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신축공사 현장. 자동차 도장공장 부지에서는 철강 기둥을 세우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GGM 관계자는 “이달 20일부터 작업을 시작해 5월 중순 천장, 벽면을 붙이는 패널 작업이 본격화되면 도장공장 건물은 9월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GM 공장은 빛그린산업단지 내 부지 60만4000m²에 건물 연면적 10만9000m² 규모로 들어선다. GGM 공장의 총 투자비는 자기자본 2300억 원과 시중은행 차입금 3454억 원 등 5754억 원이다.

GGM 공장의 주요 시설은 자동차 뼈대를 만드는 차체공장, 색을 입히는 도장공장, 각종 부품을 조립하는 의장공장 등이다. 차체공장은 연면적 1만6063m²에 지상 1층으로 지어진다. 도장공장은 연면적 4만715m², 지상 2층 규모다. 의장공장은 5만734m² 면적에 공장동 높이가 9.6m다. 현재 전체 공정은 8.1%다. 다음 달 중순 상량식이 예정돼 있는 등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GGM은 지난해 1월 광주시와 현대자동차, 지역 노동계가 투자협약과 노사 상생발전 협정을 맺은 것을 토대로 투자회사 37곳이 2300억 원을 투자해 설립됐다. 지난해 9월 20일 법인 설립 등기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GGM은 합작법인 설립 6개월을 맞아 광주시민에게 그동안의 추진 상황을 알리기 위해 30일 빛그린산단에서 현장 설명회를 열었다.

GGM은 올해 9월 차체·도장·의장공장에 생산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내년 2월에 공장 시운전을 하고 4월에 시험생산에 들어간 뒤 내년 9월 완성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생산차종은 1.0L급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생산 규모는 연간 10만 대다. 생산직 직원 평균 연봉은 3500만 원이다. 박광태 GGM 대표는 “직원부터 사장까지 함께 모여 대화하는 노사 상생회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GGM은 광주시가 2015년부터 추진한 노사상생 광주형 일자리의 첫 모델이다. ‘적정 임금과 적정 근로시간, 원·하청업체 간 관계 개선, 노사 책임경영’이라는 4대 원칙을 세운 광주형 일자리는 일자리를 늘리고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GGM은 이 같은 장점을 살려 23년 만에 국내에 신설되는 자동차 공장이다.

GGM은 공장 설립에 탄력을 받고 있지만 노동계 반발이 걸림돌이다. 한국노총은 박 대표 등 임원 3명 교체 등 5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본부의장은 “광주시가 노동계 목소리를 반영해주지 않고 있다. 노동계의 희생만 강요하고 광주형 일자리 정신을 살리지 못해 조만간 불참을 선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GM 주주들은 노동계의 노사민정 합의 파기 선언 예고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GGM은 이달 26일 법인 설립 후 첫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주들은 당초 약속한 투자 조건인 노사 상생발전 협정이 지켜지지 않으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민들은 파국보다 대화와 소통을 통해 지역 발전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속가능한 광주형 일자리 사업 모색을 위한 시민원탁회의는 이달 중순부터 3차례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시민원탁회의 관계자는 “광주시가 노동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모처럼 찾아온 지역 발전과 일자리 창출 기회를 잃지 않으려면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글로벌모터스#노사민정 합의 파기 선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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