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코로나19 방역 해소했나…의미 있는 움직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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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6일 1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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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움직임이 예측하기 어렵게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외적인 행보가 부각되는 것을 두고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내부적 대응을 ‘성공’으로 평가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북한은 지난달 29일(매체 보도 기준)부터 대외적으로 눈에 띄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코로나19 국면의 잠행을 깨고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해 ‘초특급 방역 조치’를 지시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에 잠시 모습을 드러냈지만 정치적으로 유의미한 행보를 보인 것은 사실상 코로나19 국면 이후 처음이었다.

같은 날 북한 매체는 동해안에서 진행된 인민군의 합동타격훈련 사실을 보도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훈련을 지도했다고 전했다. 그가 평양을 떠나 강원도 원산까지 이동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잠행이 코로나19 방역 문제로 인한 사실상의 평양 ‘자가 격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마치 보란 듯이 그는 평양을 떠나 공개 행보를 보였다. 북한 매체 보도 속 그는 마스크 조차 쓰고 있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원산에 수일간 체류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일 인민군의 동계 훈련 차원에서 진행된 초대형 방사포 발사까지 지도한 것이 확인됐다.

북한의 대외 행보는 물리적으로만 나타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동생이자 노동당 제1부부장으로 핵심 권력자인 김여정은 지난 3일 밤늦게 자신의 첫 담화로 대남 비난에 나섰다.

김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청와대를 겨냥해 ‘말 폭탄’을 던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이뤄진 세 번의 정상회담에 깊이 관여한 그의 비난 담화는 강력하고 직접적인 대남 메시지로 해석됐다.

백두혈통의 공세는 김 제1부부장의 담화에 이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위로와 걱정을 담은 서한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냈다.

냉온탕을 오가는 북한의 행보는 백두혈통이 전면에 나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단순 대남 선전 활동의 수준을 넘는 것이다. 오랜만에 북한의 전형적인 ‘통일전선전술’이 부활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동시에 코로나19로 인한 방역과 올 초부터 이어진 간부들에 대한 단속 및 결속, 정면 돌파전에 주력해 온 북한의 행보가 정치국 확대회의 이후 대외 행보로 일면 전환됐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말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최근의 정치국 확대회의 등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하는 주요 회의를 기점으로 북한의 행보가 변곡점을 겪는 듯하다.

북한의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는 관영매체의 보도 패턴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근 코로나19보다 사상 교육 등 ‘사상전’을 강조하는 기사를 비중 있게 쏟아내고 있다.

신문은 6일 게재한 논설에서도 “지금 정면 돌파전에 나선 우리 인민의 정신 상태와 투쟁 기세는 대단히 좋다”라며 “이를 더욱 고조시키고 실제적이며 비약적인 사회주의 건설 성과로 이어나가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전적으로 정치사상사업에 달려 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1면에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월 10일)을 ‘혁명적 경사’로 맞이하자며 다시 경제난 ‘정면 돌파전’을 부각하는 기사들을 게재했다.

북한은 코로나19 국면 이후에 대한 계산을 끝냈을 수도 있다. 선제적으로 주변국에 먼저 씨를 뿌리고 수확을 기다리겠다는 공산으로 대외 행보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코로나19 국면 이후 남북협력, 중국으로부터의 정치·경제적 지원 등을 염두에 두고 한동안 내부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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