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도 ‘무염산 김’, 지역 대표 특산물로 우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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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풍-햇빛으로 키운 ‘지주식’ 김, 영양 풍부하고 맛과 향 뛰어나
4월까지 생산… 판로 개척 안간힘

장정민 옹진군수(가운데)가 지난해 12월 31일 장봉도 김 양식작을 찾아 “친환경 지주식으로 키우는 장봉도 김을 한국을 대표하는 청정 김으로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옹진군 제공
장정민 옹진군수(가운데)가 지난해 12월 31일 장봉도 김 양식작을 찾아 “친환경 지주식으로 키우는 장봉도 김을 한국을 대표하는 청정 김으로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옹진군 제공
“장봉도 어민들은 ‘정직하게’ 약칠(염산 살포)하지 않고 ‘적당한’ 양만의 김을 키우는 원칙을 지키고 있어요.”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강화도 사이의 바다 한가운데에는 신도, 시도, 모도, 장봉도 등 4개 섬(옹진군 북도면)이 산봉우리처럼 줄지어 늘어서 있다. 이 중 먼 바다 쪽의 장봉도에서는 요즘 옹진군의 대표 특산품인 ‘무염산 김’을 생산하고 있다. 청정해역에서 해풍과 햇빛에 노출시켜 키우는 ‘지주식’ 김이라 표면은 약간 거칠고 두툼하지만 맛이 달기로 유명하다.

9명의 어민으로 구성된 ‘장봉영어조합’은 10월 초부터 갯벌에 대나무를 박고 발(그물)을 설치해 김 포자를 뿌려놓은 뒤 이듬해 4월까지 매일 두 차례 발에서 자라나는 김을 배로 수거해오고 있다. 수거된 김은 건조기계, 초제실, 이물질 선별기 등 위생적인 시설을 갖춘 장봉도 내 ‘친환경 김 건조공장’에서 생김이나 맛김용으로 가공 처리되고 있다.

이봉구 장봉영어조합장(54)은 “장봉도 김은 조수 간만 차를 이용해 하루 10시간가량 태양과 해풍에 노출시키고 있어 영양이 풍부하고 달달한 맛이 특이하다”며 “11월부터 첫 수확을 한 ‘초벌’ 김은 맛김용으로 제공하지만 요즘 나오는 김은 최상급이어서 생김으로 직접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양식 기법엔 지주식과 부유식 등 두 가지가 있다. 바다에 24시간 떠 있는 그물에서 김을 양식하는 부유식 기법은 썩은 배춧잎과 같이 병충해를 입거나 붉게 변색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염산, 구연산 같은 약을 뿌려 싱싱한 종자만 자라도록 하고 있다. 지주식 김은 물이 빠지면 해풍과 햇빛에 노출됐다가 물이 들어오면 풀어지는 상태를 거듭하며 성장하기 때문에 맛과 향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장봉도에서는 병충해 약이나 영양제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원초를 채취하고 있어 1인당 김 양식량도 부유식에 비해 5분의 1 정도로 적다. 그래서 가격이 2, 3배 비싼 편이지만 한번 맛본 사람들이 계속 조합으로 직거래 주문을 해오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약품 덕분에 5월 이후에도 양식 김을 생산하고 있지만 장봉도에서는 수온이 섭씨 7, 8도에 이르는 4월까지만 바다에서 김을 거둬들인 뒤 발을 다시 철거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이 조합장은 “겨울일이라 힘들기도 하지만 온난화 현상으로 생산량이 점점 줄어드는 게 큰 문제”라고 걱정했다.

장정민 옹진군수는 지난해 12월 31일 장봉도에서 해넘이 행사를 할 때 김 양식장을 찾았다. 장 군수는 “장봉도의 친환경 지주식 김은 옹진군을 대표하는 수산 특산품인 만큼 판매자를 위한 온라인 쇼핑 교육과 홍보 마케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옹진군은 조만간 장봉도 김을 비롯한 섬 지역 특산물을 소비자들에게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는 쇼핑몰을 오픈하기로 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장봉도 김, 덕적도 단호박, 백령도 다시마와 쑥 등을 시즌별로 한정 판매하는 한편으로 특산물 브랜드화를 위한 포장재 지원과 특산품 판매장 운영, 정례적인 직거래장터 개설 지원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장봉영어조합 032-751-8644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장봉도#무염산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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