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아사’ 모자, 조문 마지막날…“날치기 장례” 규탄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8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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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비대위, 하나재단 앞 규탄집회
"통일부·하나재단, 탈북민장 약속 어겨"
하나재단, 26~28일 한씨 모자 분향소

숨진지 수개월 만에 발견된 북한이탈주민 출신 모자(母子)의 장례식 마지막날인 28일, 탈북민 단체가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이 주도한 모자의 장례식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아사탈북모자 사인규명·참변 재발방지를 위한 탈북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남북하나재단 앞에서 집회를 열고 통일부와 하나재단을 향해 “시신 처리에 환장해 상주도, 빈소도 없이 급조한 날치기 장례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통일부와 하나재단이 고(故) 한성옥씨 모자의 장례에 탈북민들이 상주가 되고, 전국적인 탈북민장으로 엄숙하게 치른다는 약속을 어기고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날치기 장례를 강행하고 있다”며 “문재인 하야 운동의 불씨가 된 한씨 모자 광화문 분향소를 빨리 없애려는 폭거”라고 주장했다.

또 “한씨 모자가 무연고자라서 그랬다는 허튼 수작 말라”며 “통일부도 인정한 상주가 탈북민 비대위고 한씨 모자를 자신의 부모 묘소 옆에 안장해 돌보겠다고 나선 탈북민도 있는데 어떻게 한씨 모자가 무연고자가 되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례식도 없이 아사 탈북모자의 시신을 마음대로 희롱한 행위에 탈북민들은 더이상 참을 수 없다”며 “우리는 광화문 분향소를 계속 운영하면서 정부가 약속한 탈북민장으로 한씨 모자의 장례가 엄숙히 거행되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씨와 아들 김군은 지난 7월3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소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숨진 지 수개월이 지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집 안에 음식이 없던 점에 비춰 아사(餓死) 가능성을 염두에 뒀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후에도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탈북민과 40여개 시민단체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 탈북민 안정 정착지원 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했다.

하나재단은 비대위와의 협상이 결렬된 이후 지난 25일부터 “인도적 차원에서 더 이상 고인의 영면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장례 절차에 돌입, 26일부터 이날까지 수도권 6개 센터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조문을 받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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