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돼지에 치매 복제 성공”…제주대 연구팀 美 특허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9일 12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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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5000만명이 치매 환자, 경제효과 4조4000억원 달할 전망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치매 원인 규명, 신약 개발에 전기마련”

인간에게 치매를 유발하는 알츠하이머성 질환 유전자 세 가지를 돼지에 복제해 치매를 발현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을 규명하는 한편 신약 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제주대학교 줄기세포연구센터 박세필 센터장은 9일 오전 제주대학교 줄기세포연구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적으로 3개의 알츠하이머 질환 유발 유전자가 동시에 발현된 돼지 생산은 전무하다. 이 기술로 치매의 원인 규명과 신약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정부가 ‘씨 없는 수박’을 개발한 우장춘 박사를 기리기 위해 농생명공학 분야의 연구를 지원하는 ‘우장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012년부터 총 50억원을 투입해 진행됐다.

박 센터장은 “지금까지 알츠하이머 질환 발병기전 연구와 신약개발 연구에는 마우스와 소 등이 사용됐지만 종 특이성으로 인간의 생리학적 특성과는 차이가 있어 인체 적용에는 문제가 많았다”면서 “이 때문에 돼지와 같이 인간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 동물을 이용한 질환모델 생산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구의 핵심은 인간의 알츠하이머 질환 유전자 세 가지를 돼지에게 동시에 발현할 수 있는지였다”면서 “연구팀은 이를 성공했고, 행동학적으로도 돼지가 치매증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치매 연구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이슈다.

국제알츠하이머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5000만명이 치매로 고생하고 있으며 오는 2030년이면 8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도 65세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다.

박 센터장은 “치매 시장 규모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017년 90억달러였던 시장은 오는 2050년 1조달러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내 시장은 현재 약 700억원 수준이지만 98%를 수입 의약품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른 경제적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주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의 상업적 가치는 오는 2024년을 기준으로 4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특허 법인은 평가했다.

박 센터장은 “연구팀은 기술특허사용료를 지급해야 하는 미니피그가 아닌 제주흑돼지를 사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치매 연구에 활용하게 된다면 제주도가 100% 특허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대 연구팀의 특허는 줄기세포 및 세포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에 기술 이전되며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제주대 연구팀의 연구결과는 지난 2017년 저명국제학술저널인 미국 공공과학 온라인 학술지 PLOS ONE에 ‘다중 유전자 벡터시스템을 이용한 알츠하이머 질환 모델 형질전환 복제돼지 생산’으로 게재됐으며 국내서 특허를 등록했다.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미국 특허 등록이 완료됐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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