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PC방 살인]“억울” 세 번째 포토라인서 달라진 김성수…어떤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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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22일 0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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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PC방 살인

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성수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성수는 이날 “동생도 잘못한 부분에 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성수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성수는 이날 “동생도 잘못한 부분에 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서울 강서구의 PC방 앞에서 아르바이트생 신모 씨(20)를 살해한 김성수(29)가 21일 “‘자리를 치워 달라’고 한 게 그렇게 큰 잘못인가 억울함이 들었다”면서 작심한 듯 범행 당시 상황과 범행 동기 등을 자세히 밝혔다. 앞서 두 차례 포토라인에 섰을 때와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김성수는 이날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송되면서 “유가족들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사죄의 뜻을 밝히긴 했지만 범행 당시 상황과 범행 동기 등을 주장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썼다.

그는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리를 치워 달라고 했는데 (피해자) 표정이 안 좋았다”며 “‘왜 그런 표정이냐’고 물으니 피해자가 ‘왜 시비냐’고 반말하며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가 ‘내 아버지가 경찰인데 네가 나를 죽이지 않는 이상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고 한 게 내 머릿속에 남았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아버지는 전·현직 경찰관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성수는 또한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생각하면서 억울했고 과거의 일이 생각나면서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그러다 보니 피해자에 대한 그런 두려움·망설임 그런 것들이 사라졌고 같이 죽이고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성수는 약 4분에 가까운 시간동안 말을 하면서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모습도 보였다.

김성수가 포토라인에 선 건 이번이 세 번째. 앞서 지난달 22일 정신감정을 위해 충남 공주 치료감호소로 이동하기 전이 처음이었고, 전날(20일) 치료감호소에서 경찰에 신병인계 될 때 또 한 번 취재진을 마주했다. 김성수는 당시엔 두 번 모두 취재진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않거나, ‘죄송합니다’ 이외에는 웅얼거리며 말했다.

김성수의 달라진 모습에 대해 권일용 전 경찰청 프로파일러는 이날 채널A에 “김성수는 상대방이 나에게 자극 줬던 요인들을 계속 부각하고 있다”며 “‘애초에 공격할 의도는 없었지만 네가 문제였어’라며 책임을 전가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가 발언 중 거칠게 숨을 몰아쉬거나 한숨을 쉬는 모습에 대해선 “왜 나만 비난하느냐는 분노나 감정·정서표현·스트레스들이 복합적으로 이런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억울한 심리에서 기인한 스트레스의 표출 같다는 설명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이날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을 통해 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세세히 설명했지만 실상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을 구구절절 늘어놓는 패턴이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불리한 부분은 얘기하지 않고 유리한 정황에 대해서는 억울했던 것처럼 말한다”며 “반성한다면서 피해자가 자기를 도발했다고 하고 왜 얼굴을 찔렀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성수는) 일반적인 반사회적 강력범죄자의 모습으로 보인다. 남에게 이야기할 때는 ‘약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라며 “거칠게 호흡을 하는 것조차도 ‘과잉증상호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역시 해당 매체에 “사건 초기에는 잔혹성이 크게 비춰지기 때문에 언론을 통해 말하는 것 자체가 더 화를 키운다고 판단이 됐을 것”이라면서 “검찰 조사로 들어가면서 자신이 억울하다고 보이는 부분에 대해 합리화를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공 교수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기 방어를 하려는 심리는 범죄자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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