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고시원 화재]올해 다중이용업소 화재 10건 중 1건이 ‘고시원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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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9일 1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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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독자 이재호 씨 제공
사진=독자 이재호 씨 제공
9일 오전 5시께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치는 등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고시원 안전 관리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시원은 대부분 약 5㎡(1.5평) 크기의 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복도가 비좁아 화재에 취약한 구조다. 좁은 공간에 많은 인원이 밀집해 있어 초기진화에 실패할 경우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고시원에서는 크고 작은 화재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소방청의 ‘최근 5년간 다중이용업소 화재 현황’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다중이용업소 화재 3035건 중 252건(8.3%)이 고시원에서 발생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발생한 다중이용업소 화재 482건 중 고시원에서 발생한 화재는 46건으로 10%가 넘는다. 화재 원인은 부주의 26건, 전기적·기계적 요인이 13건, 기타 1건으로 실화가 40건으로 나타났으며 방화는 4건, 원인 미상은 2건으로 나타났다.

사진=소방청 제공
사진=소방청 제공

이러한 고시원 화재는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10년 9월 서울 송파구에서 자살을 시도한 여성이 고시원에 불을 내 이곳에 거주하던 11명이 부상했다. 2008년 10월엔 서울 논현동 고시원에서 방화 살인 사건이 발생해 6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또 2008년 7월 용인시에서 고시텔 방화로 7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으며, 2006년 7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고시원에서도 화재로 인해 8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쳤다. 2004년 1월에도 수원시의 한 고시원에서 촛불로 인해 불이 나 4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친 바 있다.

9일 종로구 고시원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지점이 출입구 쪽으로 추정된다며, 불길이 거세 거주자들이 대피에 어려움을 겪어 피해 규모가 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건물은 지은 지 오래돼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자동경보설비와 비상벨, 비상 탈출구, 완강기 등은 갖춰져 있었으나 해당 설비들이 제대로 작동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2008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고시원 방화 살인 사건 이후 2009년 7월 건축법이 개정돼 고시원 복도 폭을 1.5m 이상으로 하고 스프링클러 등 소방안전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했지만, 2009년 7월 이전에 지어진 고시원에 대해선 개정 법률이 소급 적용되지 않아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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